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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2주년 평택본당, ‘터줏대감’ 느티나무 돌보기에 전 신자 한마음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0-08-20 조회수 : 2986

 

평택본당이 복원 중인 느티나무 모습.

 

올해 본당 설립 92주년을 맞으며 100주년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제1대리구 평택본당(주임 한기석 신부)은 지역 복음화의 산 역사로 불린다. 특히 성당은 아름드리 느티나무와 묘목이 잘 조화된 아름다운 신앙 공간으로서도 특별하다.

 

그중 서쪽 정문에서 성당을 바라볼 때 성당 건물과 어우러지는 느티나무는 설립 초기 때부터 신자들과 함께해 온 것으로 알려진다. 그만큼 본당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그런데 이 느티나무가 치료에 들어가면서 전 본당 공동체가 나무 살리기에 나서는 중이다.

 

사연은 이렇다. 그간 신자들에게 그늘을 만들어 휴식처와 마음의 안식처 노릇을 했던 느티나무가 지난해부터 말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 진단을 받은 결과 10여 년 전 조경 공사로 느티나무 뿌리가 덮인 것이 원인이었다. 이에 본당은 사목회 상임위원회를 열고 나무를 살리는 데 의견을 모았다. 여기에는 ‘느티나무는 본당의 시간과 추억을 모두 간직하며 역사를 함께 했다’는 공감대가 컸다. 신자들도 십시일반 나무를 살리고자 하는 모금에 힘을 보태고 있다.

 

본당 신자들의 이런 관심과 후원 속에 3개월 전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한 본당은 가지를 쳐내고 주변 바위를 치워 뿌리가 숨을 잘 쉬도록 돕는 등 총체적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나무 치료 후에는 느티나무 주변에 오석을 설치하는 등 새롭게 조경 공사를 진행하고 쉼터를 꾸밀 예정이다.

 

이 느티나무는 수령 200여 년으로 추정된다. 자세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으나 신자들은 어르신들 증언에 따라 본당 설립 때부터 심어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이철순(테오필로) 총회장은 “성당이 평택 구도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기에 느티나무는 본당 신자들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에게도 쉼을 주는 안식처 같은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또 “「찬미받으소서」 특별 주년을 지내고 있는 시점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공동체에 일깨우는 뜻깊은 기회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느티나무 곁에 있는 초대 신부 하느님의 종 조제프 몰리마르(Joseph J. Molimard, 1897~1950) 신부의 묘는 나무가 품은 본당 역사의 의미를 더해준다. 몰리마르 신부는 평택본당 재임 시 본당 월보를 발행해 공소 신자들의 교리교육을 시도했고 고향의 포도밭을 팔아 서정리에 임시 사제관과 경당을 세우는 등 평택 지역 본당 증설에 큰 힘을 쏟았다. 이후 1950년 한국전쟁 발발로 북한 공산군에게 잡혔고 대전 프란치스코 수도원에 감금됐다가 순교했다. 성당 내 묘소는 2003년 4월 묘지 이장 때 유해를 옮겨와 안장하며 조성됐다.

 

2012년부터 100주년기념사업위원회(위원장 이신휘)를 발족하고 100주년 준비에 착수한 본당은 느티나무 살리기는 몰리마르 신부의 시복시성 작업 과정에서 100년 본당 역사를 보존하고 다져나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당 측은 “몰리마르 신부님의 순교 정신이 깃든 장소로 준비를 갖추는 단초가 되고, 이를 위한 신자 공동체의 마음을 모으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느티나무 살리기에 대한 의미를 설명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출처 : 가톨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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