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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소식

김근영 번역가 "교황청 성직자성 , 본당 구조 쇄신 담은 새 훈령 발표"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0-07-30 조회수 : 2910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근영 번역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을 정리하고 의미를 짚어보는 코너죠.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와 함께하는 <바티칸은 지금>, 김근영 번역가 전화로 연결합니다.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바티칸뉴스 김근영 가비노입니다.

 

 

▷ 이번에 교황청에서 본당에 관한 새로운 훈령이 나왔다면서요. 핵심 내용이 무엇인가요?

 

▶ 네, 지난 20일 교황청 성직자성이 새 훈령을 발표했는데요. 제목은 「교회의 복음화 사명을 위한 본당 공동체의 ‘사목적 회심’」입니다. 이번 훈령은 ‘성소자 부족’ 문제부터 ‘복음선포를 위한 평신도의 선교사명’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본당 쇄신을 위한 다양한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번 훈령의 핵심은 모든 신자의 선교소명을 재발견하고, 동시에 본당 사목이 어떤 구역 내에 한정돼 있다는 편협한 사고방식을 극복하면서 본당 구조를 쇄신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총 11장으로 구성돼 있고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요. 1부는 1-6장까지이고, 우리 시대에 필요한 본당의 사목적 회심에 대한 포괄적 성찰과 선교사명, 그리고 본당의 가치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2부는 7-11장까지이고, 본당 공동체의 각 분과, 곧 각 구성원의 다양한 역할과 관련된 규정 적용 방법론을 성찰하고 있습니다. 이 문헌은 오늘날 본당들이 복음화에 힘쓰기보다 자기 보존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관료조직의 구조에 머물 구체적인 위험과 마주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새로운 형태의 가난에 더 관심을 기울이도록 초대합니다.

 

 


▷ 코로나19 사태로 본당 활동이 위축되는 가운데 유익한 내용이 많은 것 같습니다. 본당에서 여름 신앙학교가 한창이어야 할 시기인데, 바티칸의 상황은 어떤가요?

 

▶ 교황님의 뜻에 따라 바티칸시국 내의 부모들을 돕고자 7월 초부터 바티칸에서 여름 주일학교가 시작됐습니다. 행사는 살레시오회가 준비했고요. 7월 한 달 동안 바티칸 정원, 헬기 승강장, 바오로 6세 홀에서 교육과 놀이 활동이 진행됐는데요. 물놀이, 테니스 경기, 미니 축구와 농구, 에어미끄럼틀, 탁구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고 합니다. 그러던 와중에 지난 20일 오전 교황님이 바오로 여름 행사에 참석 중인 아이들과 주일학교 교사들을 깜짝 방문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이 자리에서 프로그램에 지장이 가지 않도록 짧게 머물고 숙소로 돌아가셨는데요. 교황님은 “혼자서만 재미있게 지낼 줄 아는 사람은 이기주의자”라면서 “친구들과 함께해야 한다”고 아이들을 격려하셨습니다.

 

 


▷ 코로나19 위세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는데, 수도자들이 특별한 기도회를 열었다는 소식이 있군요.

 

▶ 지난 23일 세계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UISG)가 라틴아메리카 남녀수도회 연합회(CLAR), 미국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LCWR)와 공동으로 온라인 세계 기도회를 열었습니다. 이 기도회는 온라인 화상회의 서비스 ‘줌(ZOOM)’을 통해 진행됐는데요. 기도회의 주제는 “고통받고 있는 가난한 이들의 속삭이는 소리 듣기”였습니다. 속삭이는 소리라고 한 이유는, 코로나19 확진자의 경우 폐와 호흡곤란이 문제가 되기 때문에 말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인데요.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확진자들이 내는 미약한 소리를 드러내는 표현입니다. 기도회는 말씀을 읽고, 성가를 부르고, 고통받고 있는 세상과 함께하는 묵상과 경청하는 시간으로 진행됐습니다. 코로나19 사태의 피해를 가장 많이 받은 지역, 곧 라틴아메리카, 미국, 인도에서 수도자 대표가 각각 나와 증언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 교황청 생명학술원이 지난 3월에 「전 세계적 질병 확산과 보편적 형제애」라는 제목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공지를 발표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두 번째 공지가 나왔다면서요?

 

▶ 네, 이번에 나온 공지는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우리는 어떤 교훈을 배웠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생명학술원은 인간이 “나약하다는 교훈을 배웠다”고 대답하면서 입원 환자들과 교도소 수감자 그리고 난민 수용소의 난민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있는데요. 또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것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자연훼손, 탐욕이나 과소비에 기반한 경제, 피조물에 대한 남용 등의 태도가 바이러스 확산에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백신의 개발에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여기서 일체의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운 과학적 연구가 필요하고 “사회의 이익과 의료부문의 공동선이 수익을 위한 관심보다 우선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요컨대 이 공지는 코로나19 사태를 인간의 관점을 넘어 생태적 측면에서 거시적으로 살펴보며 해법을 찾아가길 권고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백신이 개발된다면 사회적 약자가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무료로 제공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다른 소식도 살펴보죠. 생태계 문제와 관련해 교회는 아마존을 위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기울이고 있죠. 이번에 아마존을 위한 세계회의가 열렸다면서요.

 

▶ 지난 18-19일 아마존을 위한 제1차 세계회의가 화상으로 열렸습니다. 이 회의는 ‘아마존 상류지역 토착조직 조정위원회(COICA)’, ‘범아마존 소셜 포럼(FOSPA)’, ‘범아마존 교회 네트워크(REPAM)’가 주관했고요. 에콰도르, 콜롬비아, 페루, 볼리비아, 칠레, 파라과이, 기아나,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 아마존 지역의 많은 나라가 참여했습니다. 이번 회의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아마존의 황폐화와 굶주림이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세 가지 중요한 표현을 언급했습니다. ‘생태학살’ ‘민족말살’ ‘영토학살’인데요. 식민주의적 구조와 자본주의에 물든 침략으로 인해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더 심각한 ‘생태학살’ ‘민족말살’ ‘영토학살’이라는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경제발전 모델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구하면서, 인류의 회복을 위한 아마존의 발전모델을 제시했습니다.

 

 


▷ 그러고 보니 이번 달에 중요한 교황청 문헌들이 많이 나왔군요.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가 교리 교육을 위한 새로운 지침을 냈고, 아마존 시노드 관련 후속조치로 아마존 교회회의가 신설됐고, 성학대 대응을 위한 지침서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지난주에는. 앞서 언급했듯이 성직자성이 훈령을 발표했고요. 결과물이 쏟아져 나온다는 인상을 받게 되는군요.

 

▶ 이번 주를 끝으로 교황님의 여름휴가가 이제 끝이 납니다. 다음 주부터는 수요 일반알현이 다시 시작되는데요. 이번 한 달은 그래서 여러 가지 중요한 작업에 집중할 수 있었던 최적의 타이밍이었습니다. 물론 코로나19 사태도 한몫을 했습니다만, 교황청의 중요한 작업이 많이 진척됐을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아마도 교황청 개혁안에 관한 결과물들이 다음 달부터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올해 교황님의 공식 순방 일정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남아있는 과제는 이제 교황청 개혁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교황청 개혁안이란게 뭔지, 조금 더 알아봤으면 하는데요. 좀 쉽게 설명해주시겠습니까?

 

▶ 교황청 개혁안은 쉽게 말하면 교회의 중앙집권을 분권화하는 구조로 재편하는 작업인데요. 현재의 교황청 조직 구조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이 1988년에 반포하신 「착한 목자」(Pastor Bonus)라는 교황령에 따라 조직돼 있습니다. 이 교황령을 대체하는 새로운 교황령, 그러니까 「복음을 선포하여라」(Praedicate Evangelium)(가칭)이 이미 마무리됐으며 현재 번역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올해 계속 나왔었는데요. 올해 4월에는 늦어도 6월에 나올 것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6월이 지나가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앞으로 반포 시기가 관건인데, 이제 더 미뤄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이 문헌이 나오면 엄청난 파급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새 교황령에 담긴 내용들이 전혀 엉뚱하게, 예컨대 하루아침에 조직을 바꾼다, 교황의 마음에 들지 않는 우파 인사들을 물갈이한다, 이런 식으로 알아듣기보다는, 그 개혁의 충격을 우리가 미리 준비하고 예감할 수 있도록, 조금씩 조금씩, 그러니까 앞서 본당에 관한 훈령이라든지, 생명학술원의 공지라든지, 신앙교리성의 성학대 관련 지침이라든지, 아마존에 대한 교회의 입장이라든지, 이러한 것들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교황청 문헌들은 각자의 색깔로 전문성을 띄고 있긴 하지만, 그 면면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항상 강조하는 원리, 예컨대 바깥으로 나가는 교회, 가난한 사람들과 물리적이든 영적이든 가까이 있는 교회, 자비와 형제애의 원리 등이 밑바닥에 깔려 있습니다.

 

 


▷ 끝으로 교황께선 지난 주일 삼종기도에서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요?

 

▶ 교황님은 지난 26일, 이날 복음의 세 가지 비유, 그러니까 밭에 숨겨진 보물, 값진 진주, 바다에 던진 그물의 비유 가운데 처음 두 가지 비유에 관해 설명하셨습니다. 교황님은 복음에 나오는 비유처럼 우리도 하늘나라의 귀중하고 값진 현실을 얻기 위해 세속의 모든 것을 처분할 줄 알아야 한다고 초대하시면서, 하늘나라를 위한 하느님의 은총을 우리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곧 ‘나의’ 책임과 ‘나의’ 자발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울러 자기 소유를 버리고 값진 하늘나라를 위해 찾아나서는 행동은 give and take 논리, 곧 왕복티켓이 아닌 편도행 티켓을 택한 행동이라고 표현하셨습니다. 아울러 건전한 의미에서 우리 모두가 하늘나라를 초조하고 조급하게 찾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프란치스코 교황]

“하늘나라는 세상이 주는 불필요한 것들과는 정반대입니다. 통속적인 삶과도 정반대입니다. 하늘나라는 매일의 삶을 새롭게 하는 보물이며, 더 넓은 지평으로 확장시켜줍니다. 사실 이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창의적인 마음과 탐구자의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마음은 반복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고안하며,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진정으로 우리 자신을 사랑하도록 새로운 길을 찾아 걸어가게 합니다. 하늘나라의 길을 걸어가는 이들의 표징은 창의성입니다. 언제나 더 많은 것을 찾아 나섭니다. 창의성이란 생명을 받고 생명을 내어주는 것입니다. 생명을 내어주고, 내어주고, 또 내어줍니다... 언제나 생명을 내어주는 여러 가지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 네. 교황의 말씀과 행보, 그리고 교황청의 동향을 살펴보는 <바티칸은 지금>, 김근영 번역가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cpbc 윤재선 기자 leoyun@cpbc.co.kr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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