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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정숙 봉사자 "수어 통역 부족해 청각장애 신자들 성사 생활 등 제약"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0-04-21 조회수 : 2569

 

▲ 이정숙 오슬라 수어 통역 봉사자의 모습 (사진 오른쪽)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이정숙 오슬라 봉사자 (수원가톨릭농아선교회/ 경기도농아인협회 사무처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가 중단된 이후 최근 들어 온라인 방송 미사를 하는 교구가 늘고 있는데요.

수원교구는 청각장애인 신자들을 위해 매 주일 미사에 실시간 수어 통역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오늘 41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수원가톨릭농아선교회에서 수어 통역 봉사를 하고 계신 이정숙 오슬라 봉사자 만나보겠습니다.

이정숙 봉사자는 현재 경기도농아인협회 사무처장도 맡고 계십니다.


▷이정숙 오슬라 사무처장님,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수원교구가 주님 수난 성지 주일부터 실시간 방송미사를 하면서 수어통역 봉사를 함께하고 계시던데, 이전에도 성주간 전례나 수어를 통역하신 적이 있으십니까?

▶성주간 전례 미사통역은 이전에는 해본 적은 없고요. 미사통역은 저희 농아선교회에서 한 달에 한 번 모여서 하기 때문에 그때는 미사 통역을 계속 해왔습니다.


▷수어를 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제가 수어를 접한 것은 90년대부터 접해서 했고요. 현재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거의 30년 됐네요. 언제 어떤 계기로 수어를 배우게 되셨어요?

▶처음에는 저희 신랑이 먼저 수어를 배웠었고요. 그래서 배우는 중에 저보고도 배워보지 않겠냐고 권해서 배우게 됐는데 그게 직업까지 갖게 됐습니다.


▷그러셨네요. 성주간 예식과 파스카 성야 미사는 1시간이 훌쩍 넘어가잖아요. 복음도 무척 길고요. 방송화면에 통역사 계속 나와야 하니까 힘드셨을 것 같은데 ,팔도 아프실 거고 표정이나 자세도 바르게 하셔야 해서요. 어떠셨습니까?

▶일단 녹화 방송이 아니다 보니까 좀 어려움이 있더라고요. 녹화 방송 같은 경우에는 화면에서 음성이 안 나오는 부분은 좀 꺼주시거나 음성이 나오면 다시 내보내 주시는데 여기는 실시간으로 하시면서 음성이 없는 부분에서도 계속 화면을 잡아주시니까 대기해야 되는 부분, 영성체 시간 동안 음성이 없는 동안 계속 합장하고 있어야 되는 시간, 그런 부분들이 생각보다 굉장히 길게 느껴지더라고요.


▷실시간 방송미사다 보니까 제대 위에서 함께하시는 겁니까? 제가 봤더니 따로 방송 오른쪽 화면 모퉁이 쪽에 보이시던데요.

▶아니요. 이번에는 제대 옆에서 하지 않고 정자동 주교좌성당 5층 성가대석에서 제대를 바라보면서 수어 통역을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주셔서 진행사항을 보면서 미사 통역을 할 수 있게 됐어요.


▷미사 전례를 수어로 통역하는 게 사회뉴스나 일상 대화할 때와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통역의 부분에 있어서는 큰 차이는 없는데 아무래도 미사 전례다 보니까 성당에서 사용하는 또 저희 가톨릭에서 사용하는 용어에 대한 지식이나 수어나 이런 것들이 많이 필요한 부분이 있고요. 일상 대화보다는 조금 어려움이 있습니다.


▷코로나19 정부 브리핑 때 보면 수어 통역사분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통역하는 걸 보고 왜 마스크 끼지 않을까. 많은 분들이 의문을 가졌던 것 같은데, 수어 통역에서 표정이나 입 모양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됩니까?

▶표정이나 입 모양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보통 저희가 음성언어로 괜찮다고 했을 때 밝게 괜찮다고 그러면 정말 저건 괜찮은 거라고 생각하고 시큰둥하게 그냥 괜찮다고 얘기하면 별로 괜찮지 않다고 생각을 하잖아요. 수어에서도 괜찮다는 수어는 같이 쓰지만 얼굴 표정에 따라 흔쾌히 괜찮은 건지 아니면 시큰둥하게 괜찮은 건지 표정에서 읽을 수 있고 비수지 기호라고 해서 표정들이 마침표의 역할도 하고 감탄사 역할도 하고 수어 단어에서 주는 그 이외의 역할을 많이 하기 때문에 얼굴 표정과 입모양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실시간으로 통역하려면 어느 정도나 실력이 돼야 합니까?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수어를 하려면 얼마나 배워야 합니까?

▶언어라서 각각 개인의 능력 따라 다를 수 있을 것 같아요. 언어 습득력이 빠르신 분들 같은 경우 외국어 공부를 했는데 소질이 있으시거나 외국어 공부가 잘 되시는 분들은 6개월에서 1년 정도 되셔도 빨리 습득하셔서 빨리 되시고요. 외국어를 습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하면 좀 오래 걸리기도 하고 그러는 것 같아요.


▷개인별로 차이가 있네요, 습득하는 데도. 방송 미사 보면서 통역사님처럼 수어를 배워보고 싶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건데, 교회 안에서 수어를 배울 수 있는 곳이 있는지요?

▶지금 저희 수원교구 같은 경우는 수원가톨릭농아선교회가 장애인 선교회 내에 있어서 수어교실을 운영하고 있거든요. 그거는 주보를 통해서 공지를 하기 때문에 신자 분들께서 관심이 있으시면 주보공지를 보고 오셔서 수어를 배우시면 될 것 같아요.


▷수어를 배울 때 가장 어렵거나 신경 쓰는 점은 뭡니까?

▶수어도 외국어라서요. 처음에 일반 다른 언어라서 처음에 배울 때는 재미있어요. 단어 위주로 배울 때는. 그런데 이게 수어만의 특이한 문장이나 수어만의 표현하는 법으로 갈 때는 조금 많이 농인 분들을 많이 접해보고 해야 이해력이 생겨서 그런 부분들이 문장을 구사하거나 그렇게 되면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농아인들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해서 사람들이 배려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텐데 비장애인들이 농아인들을 대할 때 최소한 알아두어야 할 좋은 수어, 에티켓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좀 알려주시면요?

▶일단 저는 농인들도 저희하고 똑같은 사람이다. 그렇게 생각을 해 주셨으면 좋겠고요. 저희가 안경을 꼈다고 해서 안경 낀 사람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잖아요. 우리 농인 분들도 수어를 사용할 뿐이지 이상하거나 시선을 곱지 않게 보시는 부분들을 배려해 주시면 좋을 것 같고 대화를 할 때 수어를 모르시니까 상대가 입 모양을 볼 수 있게 옆으로 돌리거나 머리를 숙이거나 뒤를 돌아서 대화를 하시지 않고 농인하고는 입을 보면서 입을 볼 수 있는 방향으로 해 주시는 게 배려이실 것 같고요. 수어는 최소한의 ‘안녕하세요’라는 수어 하나 정도는 배워서 건네시면 좋을 것 같고요.


▷라디오다 보니까 보여드릴 수 없네요. 미사를 실시간으로 수어 통역하는 게 뉴스가 아니라 당연한 일이 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게 교회의 현실 같기도 하고요. 청각장애인분들이 신앙생활을 하는 데 겪는 불편함이나 어려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저희 농인 분들을 보면 성사생활하고 전례생활을 할 때 제일 큰 어려움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


▷그게 신앙생활의 핵심인데요.

▶고해성사를 하실 때도 본인이 고해성사를 하셔야 하는데 신부님들이 수어를 못 하시다 보면 문장을 쓰시거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보니 성사를 하고 오셔도 뭔가 당신이 개운치 않은 부분이 있으시고 또 전례 같은 경우에서도 세례를 받거나 견진을 받거나 그거보다 더 한 공부를 하고 싶은데 수어통역서비스를 해 주는 곳이나 수어통역 제공을 해 주는 곳이 없다 보니까 신앙생활을 성취시키시는 데 제약이 많이 있으신 것 같아요.


▷수원가톨릭 농아선교회 봉사자로 방송미사 수어 통역하고 계신 이정숙 오슬라 경기도농아인협회 사무처장과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출처: 가톨릭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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