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마당

알림마당

Home

게시판 > 보기

교회소식

코로나19 사태… 해외로 파견된 선교사들은 어떻게 지내나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0-04-17 조회수 : 2765

 

▲ 지난 3월 25일 코로나바이러스로 텅빈 바르셀로나의 한 성당에서 사제가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CNS】

 

 

스페인 마드리드에 선교사로 파견된 서울대교구 고가람 신부. 14일 현재, 스페인에서 코로나19 사망자만 1만 7200여 명에 이르면서 미사가 중단되자 고 신부는 ‘미사 밖에서 하는 영성체’를 위해 성당에 오가기만 할 뿐 사목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 그간 현지인 사목을 하면서 교포 사목도 병행해 왔지만, 이제는 옴짝달싹하기도 어렵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오는 7월 초 멕시코에서 열릴 제22차 라틴아메리카한국가톨릭선교사회(AMICAL) 모임 등 대륙별 선교사 모임도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서울대교구 해외선교봉사국에 따르면, 현재 유럽과 중ㆍ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등 전 세계 11개국에 파견된 선교 사제 22명이 상당수 격리 상태로 지내고 있다. 또한, 선교지 파견을 앞둔 선교 사제 4명도 선교지에 들어가는 길이 막혀 대기 상태인데, 앞으로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지, 어떻게 될지 미지수다.

서울대교구 사제들이 가장 많이 파견된 대륙은 남미로, 멕시코와 콜롬비아, 과테말라, 칠레, 페루 등 5개국에 8명이 파견돼 있다. 이들은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시작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지인들이 동양인 접촉을 꺼려 사제관에 자가 격리 중이다. 특히 칠레는 수도 산티아고 일원에 미사 중지와 함께 야간 외출 금지령이 내려져 있는 상태이고, 나머지 지역은 미사만 봉헌되는 상황이다. 과테말라도 약을 살 때만 예외적으로 통행이 허용되고 있을 뿐 매일 오후 4시부터 새벽 4시까지 외출을 금하고 있다.

아시아의 경우 방역이 엄격한 타이완은 미사를 중지해 할 수 있는 게 기도밖에 없다. 일본은 더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파견을 앞둔 교구 사제들이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밖에 달리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교사들은 일부 국가에선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미사 영상을 공유하기도 하지만, 인터넷 환경이 열악한 지역은 이나마도 어려운 실정이다.

서울대교구 해외선교봉사국은 선교지에 마스크 등 긴급 구호물품을 보내려 해도 국제 특송이 다 막혀 물건을 보낼 방법이 없어 애태우고 있다. 해외선교봉사국 차장 김윤상 신부는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선 현지인들의 동양인 대상 혐오 범죄가 증가하고 있어 사실상 ‘강제 안식년’을 당하고 있다”며 “기도로 선교 사제들과 동반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해외 선교사를 파견한 선교 단체들도 각국이 봉쇄되면서 백방으로 현지 사정을 파악하는데 애쓰고 있다. 한국외방선교회는 지난 2월 캄보디아 지부에 발령 난 이창원 신부, 협력 사제 부산교구 김종이 신부가 출국하지 못하고 있다. 휴가차 캄보디아에 머물던 박서필 신부도 발이 묶였다.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도 사제들이 일주일째 자가 격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자세한 현지 상황은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다.

성골롬반외방선교회 한국지부가 파견한 선교사들도 선교지에 들어가지 못하고 대기 중이다. 특히 페루 수도 리마가 봉쇄되면서 지난달에 휴가차 귀국했던 전주교구 지원사제 전보근 신부가 사목지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고, 4~5월 휴가를 나올 예정이던 한국인 골롬반회원들도나오지 못하고 있다. 페루 고산지대 시쿠아니교구 야나오까본당에서 사목 중인 김영인 신부는 성당에서 공동체 미사를 하지 못한 채 자가 격리 중이다. 페루는 봉쇄가 엄격해 여권이나 외국인 등록증을 지참하지 않으면 식료품이나 약품을 사러 밖에 나가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골롬반회는 현재 한국인 회원만 남미와 아시아, 남태평양에 11명이 파견돼 있고, 지원 사제도 7명이 파견돼 있다.

성골롬반회 부지부장 남승원 신부는 “남미 지역은 코로나19에 대한 상식이 부족해 선교사들이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꺼리고 주민들도 두려워해 일부러 자가격리 중”이라며 “선교사들을 위해 기도해 줄 것”을 신자들에게 호소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출처: 가톨릭평화신문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