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반도를 갈라놓은 6.25 전쟁, 내일로 69년이 됩니다.
종전이 아니라 정전으로 끝난 전쟁.
그래서 평화는 우리 국민의 숙명적 과제입니다.
지난 주말 신자 2천명이 한반도 평화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전은지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6.25 전쟁일을 사흘 앞두고 열린 한반도 평화기원 대기도회.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신자들의 기도는 더 뜨겁고, 더 간절했습니다.
신자들은 손에 손을 잡고 성가를 부르고 기도를 바쳤습니다.
개막미사는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봉헌됐습니다.
염 추기경은 "기도 없이는 작은 평화도 이룰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건 그리스도인의 본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염수정 추기경 /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
“우리는 지난 한 해 동안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노력이 이렇다 할 가시적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냉엄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의 화해와 일치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온 마음과 온 힘을 다해 기도해야 할 우리의 본분은 더욱 절실해집니다. 그것은 또한 우리 교회를 위해 더 나아가 온 세상 사람들을 위해 우리 교회가 할 수 있는, 해야만 할 중요한 ‘봉사’이기도 합니다.”
참혹했던 6.25 전쟁은 끝났지만, 한반도는 남북으로 분단됐습니다.
실향민과 이산가족의 아픔은 70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장 정세덕 신부는 이런 점을 안타까워 했습니다.
<정세덕 신부 /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만나고 싶고 보고 싶은 사람들을 만날 수 없고 볼 수 없는 사람들. 고향을 잃어버렸다는 의미는 무슨 의미입니까. 뿌리를 잃어버렸다는 의미예요. 그렇죠? 우리 민족의 3분의 1이 뿌리를 잃어버린 사람들이라는 것은 너나 할 것 없이 가슴 속에 가장 깊은 상처를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말입니다.”
정 신부는 분단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북녘 동포들을 위해서도 기도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신자 2천여 명의 기도는 반나절 넘게 이어졌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기도에 응답이 있길 간절히 바랐습니다.
<김명희 도미니카 / 서울대교구 대치동본당>
“저희 같은 분단국가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 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다 같이 모여서 한마음으로 평화를 위해서 기도하는 것이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고, 또 이 기도가 꼭 이루어지리라고 저희는 믿습니다. 그리고 개별적으로도 모두가 또 평화를 위해서 우리 신자들이 다 기도하고 있기 때문에 그 기도가 이루어지면 좋겠고, 또 이루어지리라는 믿음으로 저희가 기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통일을 경험한 독일.
독일 가톨릭교회는 통일을 위해 인도적 지원과 교류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기도 운동에도 큰 힘을 쏟았습니다.
서독 교회는 매일 삼종기도 때마다 통일을 위한 화살기도를 바쳤습니다.
한국 천주교는 매년 6월 25일과 가까운 주일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정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기도를 바치고 있습니다.
남과 북 사이, 굳게 잠긴 평화의 문을 열기 위해서는 ‘기도’라는 열쇠가 필요합니다.
한반도 평화기원 대기도회는 민족의 하나 됨을 위해 신자들이 정성을 모으는 시간이었습니다.
cpbc 전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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