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16일자 수원주보 3면
복음단상 깊이 읽기
‘내가 가면 그분을 너희에게 보내겠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제자들과의 이별을 앞두고, “그러나 내가 가면 그분을 너희에게 보내겠다.”(요한 16,7)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령을 보내시는 분이라는 의미와 함께, 누구도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거슬러 성령의 권능을 주장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곧 성령이 예수님의 제자들을 가르치고 그들을 진리의 길로 인도할 때 제자들에게 주어진 것은 새로운 계시가 아니라, 이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난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분께서는 스스로 이야기하지 않으시고 들으시는 것만 이야기하시며”(요한 16,13)라는 말씀처럼, 성령은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들으신 것만을 이야기하시기 때문입니다.
한편, 우리는 오늘 복음에 나오는 또 다른 말씀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더 이상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요한 16,16)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또 무슨 뜻일까요? 예수님이 당신의 제자들에게 하신 이 말씀은, 사도 바오로에 의해서 증언됩니다. 사도 바오로는 “마지막 아담은 생명을 주는 영이 되셨습니다.”(1코린 15,45)라고 말씀하시면서,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께서 생명을 주시는 ‘성령’이라고 밝히십니다. 또한, 이는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성령으로 가득 찬 분이시며, 그 예수님이 성령의 원천이 되신다는 것을 함께 의미합니다.
이를 신약성경 전체와 연결해서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성부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서 성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신을 취하셨고, 성자 예수 그리스도의 삶에는 성령이 늘 함께하셨을 뿐만 아니라, 그 성령은 성자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따라서 우리를 늘 이끄신다. 더욱이 성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이후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영이신 성령이 당신의 제자들과 늘 함께 현존하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글. 이수완 로마노(하상신학원 외래교수, 영성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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