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내 본당, 성지를 순회하며 ‘찾아가는 전시회’를 개최해 온 수원교구 가톨릭 미술가회가 5월 1-7일, 명동성당 갤러리 1898 제1전시실에서 열여덟 번째 성화성물전을 열었다.
성화성물전은 가톨릭 신앙의 정체성이 담긴 예술성이 뛰어난 창작품, 기도나 묵상의 도구로 이용할 수 있는 소형 작품 전시를 지향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화, 서양화, 조각, 공예, 스테인드글라스, 이콘 등 다양한 장르의 평면(6호 이내), 입체(가로, 세로 30cm 이내) 소형 작품 28점이 출품됐다. 특히 출품작 아래에 저렴한 가격의 소품을 같이 배치해 신자들이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4월 30일 열린 개막 미사를 주례한 나경환(시몬) 신부는 “종교적인 마음으로 제작한 작품이라고 ‘성화, 성물’은 아니다. 객관적으로 누가 보든지 간에 성화성물로 볼 수 있어야 한다.”면서, “주님께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도의 도구가 되어야 성화성물로 가치가 있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 신부는 “꾸준한 인내심으로 작업을 성장시키고 독창적이면서도 교회적인 작품을 만들어 가자.”며, “서로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끼리 존경심을 가지고 소통해 주님 안에 한 미술인, 가족으로서 소규모 공동체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수원가톨릭미술가회 회장 한혜자(마르타·포일) 씨는 “소품 활성화를 위해, 회원 각자 질 높은 작가 특유의 개성적인 작품을 판매용 소품으로 제작해 2~5만 원에 구입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한 회장은 “앞으로 전시용 작품뿐만이 아니라 일반 신자들이 손쉽게 소장할 수 있도록 보급용으로 계속 노력할 계획”이라며 “신자분들이 많은 호응과 관심을 가져 달라.”고 말했다.
그림을 보면 시상이 떠올라 해마다 전시회 개막 미사에 참여한다는 시인 김요한(요한사도·신월동) 씨는 “그림을 통해 은혜를 받았다.”면서, “‘믿음의 성모님’ 작품은 소탈한 그림, 보통 사람들의 성모님, 누구나 친근해 하는 성모님이다. 성물이 예쁘지 않더라도 충분히 다른 형태로 거룩함, 경건함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감이 간다.”고 말했다. 김 씨는 “예술가들이 기존 성물의 한계를 넘어 다양한 소재와 관점, 장르로 성물을 풍요롭게 추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998년 창립한 수원교구가톨릭미술가회는 매년 부활 시기에는 성화성물전을, 하반기에는 정기전을 연다. 올해 정기전은 11월 12–19일까지 인사동 경인미술관 제1전시실에서 열릴 계획이다.
서전복 안나 seoanne@chollian.net
수원교구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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