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2019년 3월 31일자 4면 생태에세이
“(우리 식당은) GMO식재료를 쓰지 않습니다”<안전한 먹거리 ②>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유전자조작생물)를 개발하는 종자회사들은 세계 각지의 종자를 수집해서 약간 개량하거나, 다양한 유효성분에 특허를 매겨 독점하는 형식으로 전 세계 농업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종자회사들이 비용 절감과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품종 단일화 작업을 시행한 결과, 지난 100년간 농작물 유전자원의 75%가 사라졌습니다. 전 세계 농부들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씨앗을 빼앗기고, 해마다 가격이 오르는 ‘종자회사의 씨앗’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글리포세이트’가 포함된 농약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수입하는 미국산 GMO콩과 옥수수 재배에는 생식기능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글리포세이트 농약을 대부분 사용합니다.
유럽연합(EU)은 공신력 있는 기관들로부터 ‘발암 추정물질(그룹 2A 발암물질)’로 평가 분류된 글리포세이트 농약 사용 금지를 확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자체안정성 실험을 진행한 적도 없습니다.
세계적으로 GMO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1999년 영국의 몬산토 공장의 구내식당에는 ‘GMO식재료를 쓰지 않는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2015년, 우리나라에서는 ‘GMO 수입업체와 현황’을 공개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있었습니다. 이에 식약처는 기업의 ‘영업비밀’이라며 거부하였지만, 결국 국회에서 기업명단이 드러나는 촌극이 벌어졌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GMO표시제는 유명무실합니다. GMO의 비율이 3% 미만이거나(유럽연합 0.9% 이하), 가공과정에서 변형이 되어 GMO단백질이나 DNA가 남아 있지 않으면 표시할 의무가 없습니다. 2014년 터키에서는 한국산 라면에 GMO표시가 없었지만 라면에 사용한 대두 중 69%가 GMO로 밝혀져, 전량 폐기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우리 의사와는 상관없이 GMO식품을 먹고 있습니다. 현재 64개국에서 GMO 생산과 판매를 통제하거나 가공식품을 포함한 전 제품의 완전표시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대만에서는 학교 급식에 GMO금지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GMO완전표시제를 시행하고, 아이들의 급식에는 유해성이 의심되는 GMO식품을 제공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글. 양기석 스테파노 신부(교구 환경위원장·지동 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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