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2019년 1월 27일자 3면

‘나자렛’(Nazareth)의 영성적 의미

   예수님이 공생활을 시작하기 전까지 사셨던 나자렛은 평범한 마을입니다.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요한 1,46)라는 구절처럼, 이 작은 마을은 주변 도시에 비해 보잘것없는 갈릴레아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곳에서 부모에게 순종하시며 자랐습니다(루카 2,51 참조). 그리고 공생활을 시작하신 예수님은 나자렛에서 처음으로 전교를 시작하십니다(루카 4,14 이하 참조).

   그렇다면 나자렛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전해줄까요? 예수님이 사셨던 나자렛은 우리에게 ‘일상의 신비’를 알려줍니다. 성경은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삼십 년 동안 평범한 일상의 삶을 사셨다고 알려줍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일상의 삶에서 철저하게 ‘자기 비움’을 살아내셨습니다. “그리스도 예수는 하느님과 본질이 같은 분이셨지만 굳이 하느님과 동등한 존재가 되려 하지 않으시고”(필리 2,6 참조)라는 찬가처럼, 예수님은 자신을 일상 안에 스스로 동화시키셨던 것입니다. 더욱이 오늘 복음 말씀처럼, 예수님이 전교를 보잘것없는 나자렛에서 시작했다는 것은 그분이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당신을 스스로 낮추신 분임을 보여줍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나자렛에서 가장 평범한 일상을 살며 성장하셨습니다. 그곳에서 예수님께서는 자라셨으며, 튼튼해지고, 지혜가 충만해졌으며 하느님의 은총과 총애도 더해 갔습니다(루카 2,39. 51 참조).
   따라서 예수님이 사셨던 보잘것없는 ‘나자렛’과 같이, 우리가 살아가는 곳은 아무 의미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하느님께서 베푸신 은총이 가득한 곳이며, 우리가 성장하는 장소임을 알려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글. 이수완 로마노 교수(하상신학원 영성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