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가정생명세미나 개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회(위원장 이성효 주교)는 최근 가정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흐름을 돌아보며, ‘가정폭력의 원인과 현실 그리고 교회의 대응’을 주제로 한 2018년 가정생명세미나를 12월 3일(월) 오후 2시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개최한다.
가정폭력의 실태와 대응에 관한 연구 대상을 다문화가정과 일반가정으로 나누어 대구대교구 이주사목위원장 이관홍 신부, 수원교구 가톨릭여성상담소 김은랑 소장이 각각 발표하고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진행은 가정과생명위원회 총무 이근덕 신부가 맡는다.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회 위원장 이성효 주교는 세미나 초대문에서 “하느님 아버지의 자애로운 사랑을 선포하는 교회는 모든 가정이 자부적인 사랑 안에서 평화롭기를 희망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교회 안팎에서 가정과 생명의 수호를 위해 헌신하시는 모든 분들이 머리를 맞대고 우리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 주시기를” 청했다.
이관홍 신부의 ‘다문화가정 내의 가정폭력과 교회의 사목적 대처방안 연구’ 발제문에 따르면 가정폭력을 경험한 결혼이주여성은 경제적, 관계적 소외로 말미암아 자신을 환영받지 못한 이방인, ‘디아스포라’처럼 느낀다. 남편과 시부모의 폭력은 아내의 우울증, 자해 시도 등 신체적 심리적 후유증뿐 아니라 폭력을 보고 배운 자녀들의 이상행동까지 초래한다.
그럼에도 결혼이주여성들은 언어장벽과 인간관계 단절 때문에 법적 대처법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하고, 국적 문제나 자녀 양육을 걱정해 무조건 참는 경우가 많다. 폭력을 피해 쉼터에서 일시적 거처와 지지를 얻더라도 구체적 도움은 얻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도 이 신부는 지적한다.
이에 대한 교회의 대응 원리로 이 신부는 “치료적 대책과 접근”을 제안한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교회와 협력할 수 있는 전문 상담기관과 전문가 집단 확보, 지역 본당-다문화가정 사목센터-의료기관 등의 긴밀한 네트워크 구축, 결혼이주여성들의 자조 공동체 양성, 한국인 여성과 이주여성들이 함께하는 본당 소공동체 활동을 들 수 있다. 그는 다문화가정의 폭력 근절을 위해서는 가해자인 남편들에게도 사목적 관심을 가져 상담과 치료 현장으로 이끌어야 하며, 다문화가정을 위한 아버지 학교, ME(부부일치운동) 등 부부-부모 교육도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한다.
김은랑 소장은 ‘가정폭력의 이해’ 발제문에서 가정폭력과 성폭력을 아우르는 ‘젠더 기반 폭력’ 개념을 소개한다. 1993년 UN의 여성에 대한 폭력 철폐 선언에서 처음 사용된 용어인 ‘젠더 기반 폭력’은 불평등한 권력관계 안에서 약자에게 가해지는 신체적, 성적, 심리적 폭력을 뜻한다. 김 소장은 가정폭력 피해의 대상과 유형을 분석하며, 신체적 학대뿐 아니라 경제권 박탈, 강요와 협박, 모욕 등의 정서적 학대, 인간관계 통제, 독단적 의사결정도 가정폭력에 해당하며, 피해자의 우울감과 죄책감, 사회적응 장애, 가족기능 장애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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