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유족회 주최 심포지엄 강우일 주교 기조 강연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제주 4ㆍ3과 관련해 미국에 책임을 묻는 작업은 제주도민에게 꼭 이뤄야 할 숙명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6일 제주 4ㆍ3 유족회가 ‘제주 4ㆍ3, 미국의 책임을 묻는다’를 주제로 개최한 심포지엄 기조강연에서 “미국에 책임을 묻고 사과를 받는 일에 조급하기보다는 오랜 기간을 두고라도 언젠가는 해내고야 말겠다는 굳은 의지를 가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이 우선은 4ㆍ3에 대한 진실을 알아야 하므로, 미국 사회에 4ㆍ3을 알리는 일을 겸해 미국 정치ㆍ문화계에 설득과 인내로 공동작업을 선행해야 제대로 된 사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20세기 냉전체제와 미국’을 주제로 기조강연 한 강 주교는 이렇게 역설했다. “20세기 전반에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으로 인류는 진리를 하나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생명이라는 것입니다.”
강 주교는 “미 군정은 1947년 북초등학교 집회에서 수많은 제주도민이 신탁통치 반대, 외세 배격, 자주독립을 이루자는 주장을 펴고 남한의 단독 선거를 반대하자, 소련 공산주의자들의 배후 조종에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해 공산 진영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미국의 점령 지역을 지켜야 한다는 목표 의식으로 대처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반도 주민들은 일본을 패망시킨 일본의 적인 미국군이 한반도를 일본제국의 모든 굴레에서 해방시켜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미군은 미국의 영향력과 패권을 지키기 위해 한반도에서 공산주의 진영과 새로운 전쟁을 시작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심포지엄에서는 제주 4ㆍ3의 대학살을 진두지휘 한·미 군정이 4ㆍ3의 책임을 절대 벗어날 수 없으며,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통해 미군의 책임을 묻는 운동이 전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양정심 제주 4ㆍ3 평화재단 조사연구실장은 ‘제주 4ㆍ3과 미국-학살의 책임을 기억하기’를, 정구도 노근리국제평화재단 이사장은 ‘피해자 중심의 진실 규명 및 인권·평화 증진 운동의 과정과 의미’를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출처 : 가톨릭평화신문
http://www.cpbc.co.kr/CMS/newspaper/view_body.php?cid=738802&path=20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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