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차 대전 당시에 씌여진 ‘안네의 일기’라는 작품을 오랜만에 다시 읽었습니다. 13살 안네 프랑크가 2년 동안 은신처에서 살면서 써내려간 것이지요... 일기장에게 키티라는 이름을 주고, 친구에게 말하듯 쓴 것이지요. 13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일의 삶속에서 떠오르는 단상을 잘 정리한 글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1944년 3월 21일자 일기 말미에 이런 표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느님은 날 혼자 외로이 두시지는 않았고, 앞으로도 그러실 거라 믿고 있다..’ 14살 된 안네 프랑크의 확신에 찬 신앙 고백이라 생각했습니다.
전쟁이 끝나면, 신문기자도 되고 싶고, 작가의 삶도 꿈꾸었던 소녀는 그 꿈을 이루지는 못하지요... 그러나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아버지가 그녀의 일기를 세상에 알렸고, 많은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작품으로 읽혀지고 있는 중입니다.
혼자 외로이 두지 않으시는 하느님을 흔들림 없이 믿겠다는 고백을 안네 프랑크처럼 할 수 있기를 청합니다. 그래서 정말 정말 힘든 상황에 있더라도 혼자 외로이 그 상황을 감내하게 방치하지 않으시는 하느님을 차지하셔야 합니다. 그리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4월 19일에 시작한 성지 성당 리모델링 공사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후원 회원분들의 염려와 기도덕분에 어려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큰 어려움 없이 진행이 되었고, 마무리까지 잘 되었습니다. 큰 규모의 공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필요한 것들이 꽤 있었는데, 그때마다 그것들을 해결해 주는 분들이 어디선가 나타나셔서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머리와 마음 숙여 감사드립니다.
앞서 소개해 드린 안네의 신앙고백을 따라 하면서 조금 첨언한다면, 하느님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그 무엇을 하도록 이끌어 주심을 성당 리모델링 공사를 하면서 느꼈습니다.
공사를 마무리 하면서 많은 후원회원분들과 함께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미사를 봉헌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상황이 그럴 수 없기에 아쉬운 마음이 너무 큽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기준에 준해서 미사를 드리지만, 마음으로 함께 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임마누엘(IMMANUEL)...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
우리도 임마누엘 하느님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아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느님 품을 느끼는 외롭지 않는 신앙인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다가오는 추석 명절이 지난해 보다는 명절스러웠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면서, 명절인사 조금 일찍 드립니다.
-이용규 요한사도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