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양근성지 후원 가족 모두에게 7월 인사 올립니다. 본격적인 여름의 한 가운데서 지치지 마시고 건강한 여름 나시길 기도드립니다.
점심을 먹고 잠시 쉰 후에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 바퀴를 돌고 왔습니다. 대략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것 같습니다. 샤워를 하고 양근성지 후원 가족을 생각합니다.
요즈음 ‘코로나 19’로 ‘확찐자’가 많이 늘어간다는 뉴스를 종종 봅니다. 한마디로 ‘코로나 19’ 집합금지 등으로 운동 부족으로 살이 찐다는 것입니다. 물론 저도 예외는 아닙니다. 자꾸 나오는 배가 여간 성가신 게 아닙니다.
먼 옛날 그리스 사람들은 운동과 학문을 병행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플라톤은 레슬링 선수였고, 그의 스승 소크라테스는 그야말로 전사였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여러 전투에 참여했고 틈만 나면 체육관에서 운동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데카르트의 등장 이후 몸과 마음은 서로 다른 실체라는 이원론이 강조되면서 몸과 마음은 분리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몸은 천시되고 마음과 영혼의 위대한 마음만을 강조하는 문화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면 예수님은 무슨 운동을 하셨을까요? 제 생각에 예수님은 ‘걷기왕’ 이셨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복음을 전하시면서 항상 걷고, 걷고, 또 걸으셨기 때문입니다.
여하튼 운동은 몸 챙김의 기본입니다. 그러니 운동은 시간 날 때 하는 것이 아닌 시간을 내서 반드시 해야 할 것입니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도 있듯이 말입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화가 중 ‘고흐’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고흐는 네덜란드 사람이고 그의 아버지는 목사님이셨습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보면 성경 구절들이 연관되는 것이 보입니다.
고흐가 그리는 나무를 보면 땅에 뿌리를 내리고, 그 가지는 하늘까지 올라가 있습니다. 고흐가 그린 나무를 보면 마르코 복음 4장 26절에서 34절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나라를 씨 뿌리는 사람과 같고, 겨자씨와 같다고 말씀 하십니다. 하느님 나라는 마음의 걸림과 혼돈이 없는 그야말로 평안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씨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려 열매가 달리고, 세상의 가장 작은 겨자씨가 자라 큰나무가 되면 하늘의 새들의 놀이터가 되듯 하느님 나라는 충만함과 뿌듯함 속에서 온다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땀을 흘리며 운동을 하고 조용한 장소에서 눈을 감고 잠시 머무는 것 또한 하느님 나라를 체험하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여름에는 몸 챙김 하며 운동하고, 마음 챙김 하며 기도하는 분들 되었으면 합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고흐의 나무가 땅에 뿌리를 내리고 하늘까지 가지를 그리는 이유는 땅과 하늘이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입니다. 이는 몸과 정신이 결국 하나라는 상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느 날 저녁 제자들과 함께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고물에서 배게를 베고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그때 거센 돌풍이 일어 물결이 배 안으로 들이치고,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었습니다. 제자들은 혼비백산하여 예수님을 깨웁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깨어나시어 바람을 꾸짖으시고 호수더러, ‘잠잠해져라’하니 바람이 멎고 아주 고요해 졌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하십니다.
저는 이 복음을 볼 때 엉뚱한 상상을 합니다. 예수님께서 저녁 무렵 호수를 건널 때 배에서 주무신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하루종일 복음을 전하고, 저녁식사를 하며 마신 반주로 피곤하여 골아 떨어지신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 저녁에 호수를 건너기 위해 배를 탄다는 행위는 삶을 살아가면서 ‘안전, 안정’만을 생각하며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참으로 위험하게 사는 즐거움을 누리신 분입니다. 예수님 인생에서 12살 때는 3박 4일 가출을 하셨고, 성경에 12살부터 30살까지 예수님의 삶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온갖 모험을 즐기셨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의 인생은 결코 안전하지도, 안정되지도 않습니다. 매일의 삶이 돌풍이 불고, 배 안으로 물이 들어오는 위험의 연속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에서 오는 걱정, 불안, 두려움을 뚫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잃지 않는다면 우리 삶은 더욱 멋지게 빛 날 것입니다.
요즈음 사람들은 너무 안전, 안정 만을 외치다 보니 몸과 마음이 매우 나약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안전과 안정을 위한 완전한 평등, 완전한 공정, 혐오와 차별이 없는 사회는 결코 오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인간에게는 빛의 선한 모습과 어두움의 악한 모습이 병존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생각해 봅니다. 인간의 본능을 억압하는 모든 법을 폐기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법이란 많은 사람들이 지키기 쉬운 법이 진짜 좋은 법이라 생각합니다.
여하튼 위험하게 사는 즐거움을 아시고 사신 예수님처럼 삶의 지나친 안전과 안정을 버리고, 인생의 유일한 정답인 내일은 모르고 불확실하다는 사실을 알고, 위험한 중에도 당황하지 않고 고물에 배게를 베고 주무시는 예수님처럼 위험한 삶을 즐겼으면 합니다.
2021년 7월 몸 챙김 마음 챙김 하며 건강한 여름 보내세요.
양근 성지 전담 권일수 요셉 신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