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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농성지 어농지기 이야기

어농지기 이야기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7-01 조회수 : 372

찬미 예수님~!

어농성지 후원회원 가족 여러분, 지난 한 달도 주님 사랑 안에서 평안하셨습니까? 벌써 올 한해도 절반이 지나갔습니다. 전반기를 마치고 후반기를 시작하는 7월은 비가 많이 내리는 시기입니다. 장마와 무더위 속에서 몸도 마음도 건강하시기를 기도드리며 오늘도 어농성지 가족 모두를 위해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요즘 줄어들지 않는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아직도 성당에 나오지 못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지요? 어린이, 청소년 미사를 봉헌하지 못해 아이들도 성당에 안 가는 것이 익숙해진 상황입니다. 2021년 후반기를 시작하며 ‘고해성사’로 마음을 깨끗이 청소해 보는 것 어떠십니까? 새로운 마음으로 나의 삶을 마주하기에 고해성사만큼 좋은 선물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죄로 얼룩지고 상처 입은 영혼을 위해 예수님께서 마련해 주신 크나큰 은총이고 신비입니다.


프랑스의 ‘뒤믈린 신부님’에 관한 사건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899년, 뒤믈린 신부님은 새로운 성당을 건립하기 위해 바쁜 하루하루를 살고 있었습니다. 신부님이 가정방문을 위해 외출을 했는데, 새 성당 건립 기금 모금의 어려움을 들은 한 할머니가 자신의 전 재산을 기부하기 위해 신부님을 찾아왔습니다. 뒤믈린 신부님이 외출 중이라서 할머니는 성당 문지기에게 자신의 전 재산을 봉헌한다고 이야기하고, 그 돈을 신부님께 전해 달라고 맡겼습니다. 원래 부유한 분이 아니라 평생 절약하며 모은 귀한 돈이었습니다. 그런데 악마의 유혹에 넘어간 문지기는 그 돈에 대해 자신만이 알고 있다는 사실에 망치로 머리를 때려 할머니를 살해했습니다.


본당 신부님이 돌아오자마자 그 문지기는 신부님께 고해성사를 청했습니다. 그는 고해성사의 비밀을 교묘하게 이용한 것입니다. 유혹에 넘어가 사람을 죽였다는 고백을 들은 뒤믈린 신부님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경찰에 자수하여 죄에 대한 벌을 기꺼이 받을 것을 권면하고 보속을 주었습니다. 그 문지기는 신부님의 말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할머니의 죽음을 알게 된 경찰은 신부님의 사제관으로 들이닥쳤습니다. 가택수사를 하던 중 서재 서랍 속에서 피가 묻은 망치를 발견했습니다. 경찰은 신부님을 체포했습니다. 사제가 고해성사의 비밀을 절대 말할 수 없다는 점을 교묘하게 이용한 악마의 수법이었습니다.


프랑스의 많은 언론은 가톨릭 사제가 살인을 저질러서 체포되었다고 기사를 올렸습니다. 경찰은 뒤믈린 신부님을 여러 차례 심문했지만, 그 때마다 자신은 살인을 하지 않았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피 묻은 망치가 사제관의 서랍에서 나왔는지 물었지만, 신부님은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말할 뿐이었습니다. 결국 신부님은 종신형을 선고받고 살아서는 돌아올 수 없다는 죽음의 섬으로 유배를 갑니다.


뒤믈린 신부님은 섬에서 중노동을 하며 무려 25년을 수인으로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파리의 빈민촌 허름한 판자집에서 늙은 병자가 남긴 유서가 발견됩니다. 

“뒤믈린 신부님이 살인죄로 종신 유배된 것은 억울한 일이다. 그때의 살인은 성당 문지기로 있던 내가 저지른 것이다. 살인 후 내가 신부님께 고해성사를 하였기 때문에 신부님은 고백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자기의 무죄를 주장하지 못하고 종신형을 받았다. 진짜 범인인 나는 곧 죽는다. 제발 신부님이 누명을 벗고 다시 돌아오도록 해 달라.”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죽인 다윗을 위대한 왕으로 선택하셨습니다. 그리스도인을 박해하고 감옥에 가두고 스테파노가 돌에 맞아 죽을 때에 그 자리에 있던 사울을 이방인의 사도로 뽑아주셨습니다. 고해성사를 통해 우리의 죄를 뉘우치고 하느님의 자비를 입는다면 힘든 지금의 상황 속에서도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평생을 죄책감에 사로잡혀 살아온 성당 문지기의 삶은 지옥과 같았겠지요? 하지만 우리에게는 ‘고해성사’의 선물이 주어졌습니다.


어농지기 박상호 바실리오 신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