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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근성지 양근성지에서 온 편지6

성령님과 함께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6-01 조회수 : 435

+ 성령님과 함께

 

양근 성지 후원 가족 모두에게 6월 인사 올립니다. 지난 한 달 평안하셨는지요? 코로나 팬대믹으로 여전히 지친 일상이지만 성모님과 함께 묵주기도를 바치며 마음의 평정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

‘5월 가정의 달참 바쁜 달입니다. 많은 행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55일 어린이날, 58일 어버이날, 515일 스승의 날, 521일 둘이 하나가 되는 부부의 날, 그리고 514일 사랑하고 존경하는 수원 교구장님의 영명 축일입니다.

각종 기념일에 빠지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선물입니다. 세대가 변하다 보니 젊은이건 노인이건 받고 싶은 선물 1순위는 바로 현금이라고 합니다. 맞는 말 같지만 조금 아쉬움이 남습니다.

저는 받고 싶은 선물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바로 관심과 사랑이라고 답하겠습니다. 사람이 살면서 그 누군가에게 받는 관심과 사랑이 없다면 인생이 너무 외롭고 재미없을 것입니다.

사랑과 관심을 받기 위해서는 먼저 사랑해야 합니다. 어느 복음 성가에 보면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 노래에 동의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심수봉님의 백만송이 장미에 나오는 노랫말 중에 먼 옛날 어느 별에서 내가 세상에 나올 때 사랑을 주고 오라는 작은 음성 하나 들었지 사랑을 할 때만 피는 꽃 백 만송이 피어 오라는 진실한 사랑을 할 때만 피는 사랑의 장미

우리는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먼저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이 사랑과 관심은 먼저 자신에 대한 관심과 사랑, 자신의 영혼을 돌보는 사람이야말로 진정 타인을 사랑하고, 타인을 친구처럼 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을 친구라 부르셨습니다. 예수님이 말하는 친구는 자신의 장단점을 알아보고 끊임없이 바른길로 인도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친구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백 프로, 이백 프로 받아 주고 존중하는 사람입니다.

이제 예수님의 부활을 경축하는 부활 시기가 끝나고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통해 오시는 예수님을 알아보는 연중시기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부활 시기에 울려 퍼지는 예수님의 말씀이 너무 좋습니다.

요한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하느님을 사랑하고 예수님의 사랑 안에 머물라는 의미도 있지만 실제로 우리 각자 자신을 사랑하고 받아들이라는 것입니다.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 자신을 가리켜 나는 생명의 빵이다.”, “나는 양들이 지나다니는 문이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등 나는 무엇 무엇이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나는 다름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인 것 입니다. 내 자신이 생명의 빵이어야 하고, 내 자신이 하느님께로 가는 통로이어야 하고, 내 자신이 곧 길이며, 진리이며, 생명인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매사에 몸을 챙기듯이 마음 챙김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요한복음을 통해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진리란 자유이고, 평화이고, 사랑이고, 용서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도덕이니, 윤리니, 양심이니 하는 밧줄에 묶여있고, 끌려 다니고, 갇혀 있지 않았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이 만든 도덕이니, 윤리니, 양심이니 하는 것은 사회적인 필요에 의해서 생긴 것이지 결코 진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잠깐 부처님 이야기 하나 하고 싶습니다. 예수님에게는 12제자가 있고, 부처님에게도 10제자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 중 으뜸 제자는 베드로이고, 부처님의 으뜸 제자는 마하가섭입니다.

부처님이 열반에 들기 전 후계자를 정하기 위해 제자들에게 연꽃을 들어 보입니다. 많은 제자들은 어리둥절 해 하는데 마하가섭만 씨익 하고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은 마하가섭을 후계자로 지목합니다. 여기에서 염화미소, 혹은 이심전심이란 말이 나옵니다.

예수님께서도 스승으로서 부활하신 후 하늘에 오르기 전에 베드로를 시험하십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너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세 번을 물으십니다. 베드로는 세 번의 예수님 질문에 사랑한다고 대답하고, 세 번째는 예수님을 오해하여 슬퍼하며 사랑한다고 대답합니다. 여기에서 베드로는 과연 예수님의 시험에 합격했을까요? 대답은 아니오입니다. 예수님께서 너 나를 사랑하느냐? 하는 질문은 너는 사랑을 믿느냐? 라는 의미이고, 사랑을 위해 죽을 수 있냐는 의미인 것 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베드로 사도를 낮게 평가해서는 안됩니다. 예수님께서 하늘에 오르시고 베드로는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며 죽은 이도 살리고, 아픈 이도 치유하고, 하느님 나라를 위해 순교까지 하는 것을 보면 역시 베드로는 예수님의 으뜸 제자 맞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떠나야만 진리와 사랑 자체이신 성령이 온다고 제자들에게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이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성령이란 무엇입니까? 성령이란 다른 말로 영도되고, 영혼도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이 가야 성령이 온다는 의미는 우리 내면에서 머무는 성령의 존재를 느끼라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도 이야기하듯이 우리 내면은 하느님과 성령이 머무는 성전입니다.

조용히 눈을 감고 마음과 감정을 살피십시오, 그러면 오고 가는 생각과 감정의 주시자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좀 더 내면으로 들어가면 내 생각과 감정을 주시하는 나 외에 또 다른 나를 보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내 안의 또 다른 나 성령입니다. 성령의 본질은 사랑이고, 진리입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진리 안에서 살고, 사랑 안에서 살기 위해서는 내면의 주시자를 바라보는 또 다른 나에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그 나는 또한 순수한 영이며, 영혼이기 때문입니다.

6월 한 달 성령님과 함께 행복한 나날 만들어 가시길 기도드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216월 내 안의 또 다른 나인 성령과 영혼과 영과 함께.

양근성지 전담 권일수 요셉 신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