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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오월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5-01 조회수 : 448


눈부신 오월


 

생전 듣지도 못하던 코로나바이러스19라는 것에 인류는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바이러스로 인해 누구는 생업을 빼앗겨 좌절을 하고, 누구는 꿈과 희망을 잃어 다시 일어서기도 힘든 상태로 몰렸고, 누구는 어이없게도 생명을 잃었고, 누구는 부모와 형제를 그리고 자식을 잃었다.

인류에게 일어난 엄청난 사건을 아는지 모르는지 시간은 흐른다. 시간의 흐름이 야박하기도 하다. 인류의 오만함을 꾸짖는 자연의 반란일지, 생태계가 지조를 지키기 위함인지 우리는 알 길이 없어 안타깝기만 하다.

작년 이맘때 내년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있었다. 백신과 치료제는 우리가 만족할만한 장치가 되지 못해 더욱 막막해진다.

그래도 시간은 흐른다. 우리들의 어머니, 성모님의 달인 오월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눈에 보이는 연록의 물결이 찬란하다. 생명이 소리가 힘차게 들린다.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은 숨쉬며 성장한다. 이렇게 자연과 인간은 서로 순환하며 존재한다.

요즘, 생명을 망가트리는 일들이 빈번히 일어났다. 인간과 인형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인지 가지고 놀다 싫증이 나면 그냥 버리는 인형만큼도 여기지 못하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친자를 던져버리기도 한다.

성모님은 멀찌감치 떨어져 예수님을 지켜보셨다. 어머니로서 넘어 질수도 다칠 수도 있음을 외면한 게 아니다. 다른 어머니처럼 조바심을 내지 않은 것도 아닐 것이다. 자신의 존재가 예수님에게 투영되어 의지력을 잃게 만들고 싶지 않으셨을 것이다. 헬리곱터맘이 되어 자식의 주위를 맴돌며 이것저것을 참견하고 지시하는 어머니들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아이는 그렇게 의지했던 엄마가 사라지게 되면 어떻게 될지.

성모님은 모든 걸 인내하셨다. 억울하게 돌아가신 예수님의 시신을 무릎에 앉히고도 오열하지 않으셨다. 축 쳐진 시신을 안타깝게 내려다보고 계셨다. 자식을 죽인 이들을 싸잡아 욕하고 원망했다면, 자식을 주검에 울분을 터트렸다면 성모라는 칭호를 받지 않으셨을 것이다.

성모님은 자신 앞에 펼쳐진 상황이 그냥 일어난 게 아니라 의미가 있음을 알고 받아들이셨다.

연록이 끝없이 펼쳐지는 자연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인류가 겪고 있는 막막함에 자연도 메말라 생명을 느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진다면 우린 살고 있는 게 아닐 것이다.

성모님을 찬양하며, 생전의 모습을 따르며 도움을 청한다.

어머니, 예수님의 어머니시며 우리들의 어머니신 성모님, 우리를 위해 예수님께 지금의 막막함을 거두어 주시기를 전구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