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근 성지 후원 가족 모두에게 4월 인사 올립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사랑과 평화가 양근 성지 후원가족과 함께 하시어 4월 한 달 행복하고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지난 3월 ‘성 요셉 대축일’을 보냈습니다. ‘성 요셉’ 하면 아버지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릅니다. 성 요셉은 예수님의 아버지로서 넉넉하고, 자애롭고, 의연하게 사신 분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아버지, 아빠하고 부르신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처럼 하느님을 아버지로 부르지만 실상 큰 감동은 적습니다. 왜냐 하면 우리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이름으로 통제받고, 매 맞고, 길들여졌기 때문입니다. 이는 어머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을 아버지로, 하느님을 어머니로 충분히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나이를 먹은 지금 우리는 대부분 아버지, 혹은 어머니로 살고 있습니다. 신부도 영어로 father 즉, 아버지이고 교황님은 papa 즉, 아버지의 아버지입니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아버지 어머니가 요셉 성인이 당신 아들 예수님에게 한 것처럼 자애롭고, 넉넉하고, 성실한 분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양근 성지에서 사목을 시작할 때 성지 발전을 위해 애쓰신 베드로 회장님이 계십니다. 베드로 회장님은 지금 폐암 말기로 하느님 곁으로 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계십니다. 베드로 회장님은 기도하고, 묵상하며 연명치료 없이 죽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계십니다.
지난 3월 따뜻한 봄날 병자 성사 및 봉성체를 해 드렸습니다. 그리고 이러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왔습니다. 올 때는 소주값도 받아 왔습니다. 참 따뜻하고, 자애로운 그리고 넉넉한 아버지이며, 마음 관리를 누구보다도 잘하는 분이십니다.
저도 베드로 회장님처럼 함께 사는 모두에게 요셉 성인처럼, 넉넉하고 자애로운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그런데 아직 내공이 부족하고, 공부가 짧아 한 참 더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어느 날 예수님께서는 성전에 들어가시어 소와 양과 비둘기를 파는 장사치들을 쫓아내시고,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말라.” 하시며 거룩한 분노를 표출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성전은 매일 같이 미사가 올려지는 거룩한 성당이 아닌 하느님이 늘 머무시는 우리의 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부활시기를 보내며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아 우리 마음을 정리하고, 하느님이 머무시는 거룩한 성전인 마음을 정화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먼저 소를 내쫓습니다. 소는 생명의 상징임과 동시에 인간의 욕망을 의미합니다. 특히 소는 되새김질을 하는 동물입니다. 우리 마음이 힘든 진짜 이유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 즉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과 지나간 과거의 먼지 때문입니다.
우리 인생은 자동차 운전과 같습니다. 자동차 운전을 잘하기 위해서는 앞을 잘 봐야 합니다. 그리고 백미러만 보고 운전하다가는 큰 낭패를 당하듯이 우리의 인생도 지나간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연연하기보다는 현재 오늘을 충실히 살아야 할 것입니다. 현재 즉 오늘을 산다는 것은 영원을 사는 것입니다.
또한 지난 과거의 잘못과 실수에 너무 묶여 있거나 갇혀 있지 않았으면 합니다. 과거는 현재를 낳아 준 어머니이고, 과거의 그 순간 판단은 그래도 최선이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사람은 결코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하시며 지나간 과거에 묶인 끈을 과감히 끊어 버리시길 바랍니다.
예수님은 두 번째로 양을 파는 사람들을 내쫓으십니다. 양은 집단적으로 움직이는 동물로 대중을 의미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누구처럼 사는게 아니라 당당하고 자신있게 자신의 삶을 사시길 바라셨습니다. 그래서 목자인 그분은 99마리의 군중을 상징하는 양을 놔두고, 하느님과 자기를 찾아 양우리를 뛰쳐나간 한 마리의 개인이 된 양을 찾고 즐거워하신 것입니다.
신앙생활을 하고 예수님을 찾는 이유는 성모님처럼 살고, 예수님처럼 사는 것이 아닌 진정한 개인, 다시 말해 의식과 무의식이 통합된 진짜 자유인이 되고자 하는 것입니다. 부디 노예가 아닌 자유인의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비둘기는 흥분하고 한곳에 조용히 머무르지 못하는 마음의 상징입니다. 공원에서 모이를 먹는 비둘기 곁에 다가가 손뼉을 치거나 소리를 지르면 푸드덕하고 자리를 바꿀 뿐 결코 멀리 날아 올라가지 않습니다. 하느님을 만나는 삶은 행동보다는 존재입니다. 우리는 무엇이 그리 바쁜지 비둘기처럼 여기 기웃 저기 기웃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합니다. 우리가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한다는 것은 고요히 머무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예수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과 행복과 평화와 즐거움 중에서 함께 사시길 원하신다면, 베드로 회장님처럼 마음 관리 잘하시고, 요셉 성인처럼 참 아버지, 참 어머니가 되었으면 합니다.
4월 한 달도 즐겁고 기쁘게 잘 지내시길 기도합니다.
2021년 4월 자애롭고, 넉넉한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양근 성지 전담 권일수 요셉 신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