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

성지

Home

성지회보
기사

수리산성지 사제단상

부활 - 겸손한 사람이 받는 하느님의 선물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4-01 조회수 : 625

지금 수리산 성지는 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계곡에는 희고 붉은 버들강아지, 노랗게 물든 산수유와 개나리, 진홍빛의 진달래, 하얀 목련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보라색 꽃들이 이곳을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순례하기 아주 좋은 계절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이번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예수님께서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장면을 묵상해 보면서 문득, “예수님은 태어나실 때부터 돌아가시기 전까지 겸손으로 살아가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느님이신 분이 인간의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신 모습.

화려한 집이 아닌 지저분하고 누추한 마굿간에서 태어나신 모습.

침대도 아닌 말의 밥그릇인 말구유에 누우신 모습.

하느님이신 분이 인간의 부모에게 순종하며 사셨던 어린 시절의 모습.

하느님이신 분이 인간인 세례자 요한에게 머리 숙여 세례를 받으셨던 모습.

그리고 임금이시며 메시아이신 분께서 위풍당당하게 말을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것이 아니라 아주 작고 볼품없어 보이는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모습 등을 보면서 정말 예수님께서는 태어나실 때부터 돌아가시기 전까지 겸손으로 살아가신 분이셨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필리피서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필리피 2, 6-8)

 

이렇게 예수님의 삶은 겸손그 자체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십자가 상에서 죽으신 그 예수님을 다시 살리시고 새로운 생명을 주신 것이 아닐까 합니다. 곧 부활은 겸손한 사람이 받는 하느님의 선물이라고 생각됩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어서 말합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드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그분께 주셨습니다.”(필리피 2, 9)

 

그렇습니다. 자신을 드높이려는 사람은 하느님 앞에서 낮아질 것이고, 자신을 한없이 낮추고 겸손한 사람은 하느님 앞에서 드높여질 것입니다.

 

부활입니다. 우리도 하느님께 새로운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겸손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겸손으로서 하느님께서 주시는 부활의 선물을 받고 매일의 삶이 기쁨과 행복의 삶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는 신앙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