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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근성지 신부님 글

양근성지에서 온 편지 4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04-01 조회수 : 8

+ 하느님, 나를 구하소서!


  나무에 물이 올라오며 꽃망울을 터뜨리는 아름다운 4월입니다. 양근성지를 사랑해 주시고 걱정해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이 충만하시길 기도드립니다. 

  1990년대 광고카피를 보면 그 시대상을 알 수 있습니다. 제 기억으로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된 광고카피는 ‘아무도 2등은 기억하지 않습니다.’가 아닐까 합니다. 1990년대는 무한 경쟁시대이고 타인을 이겨야만 내가 살 수 있는 구조였기 때문입니다. 즉, 타인은 나의 경쟁 상대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의 광고카피를 보면 ‘just do it’, ‘you can do it’, ‘안되면 되게하라.’등 자기 자신 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하라는 문구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 사회는 피로하고, 불안하고, 우울한 사회로 점차 변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타인이 경쟁자가 아닌 자신을 놓고 경쟁하다 보니 자기 소진과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려 정신과를 찾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누구나 평등할 수 없습니다. 부자와 빈자, 잘난 사람과 못난 사람, 똑똑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한계와 능력을 알고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취할 것은 취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디지털 시대를 사는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현 국가는 개인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것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다시 말해 조지오웰의 ‘1984’에 나오는 ‘빅 브라더’는 없습니다. 그러나 과거에 개인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빅 브라더 대신 ‘빅 테이터’를 많이 가진 구글, 유트브, 페이스북, 카톡 등이 우리를 감시하고 통제합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오는 문자와 메일을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의 개인 정보가 누군가의 손에 의해서 우리를 조종합니다. 편하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피로 사회와 불안 사회 속에 사는 우리는 예수님의 다음 말씀을 묵상해야 할 것입니다.

  루카 복음에 보면 “너희 가운데 누가 탑을 세우려고 하면, 공사를 마칠 만한 경비가 있는지 먼저 앉아서 계산해 보지 않느냐? 그러지 않으면 기초만 놓은 채 마치지 못하여, 보는 이마다 그를 비웃기 시작하며, ‘저 사람은 세우는 일을 시작만 해 놓고 마치지 못하였군.’ 할 것이다. 

  또 어떤 임금이 다른 임금과 싸우러 가려면, 이만 명을 거느리고 자기에게 오는 그를 만 명으로 맞설 수 있는지 먼저 앉아서 헤아려 보지 않겠느냐? 맞설 수 없겠으면, 그 임금이 아직 멀리 있을 때에 사신을 보내어 평화 협정을 청할 것이다.”(루카 14,28-32)

  먼저 탑을 짓는 비유와 관련해 집을 장만하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생각하지 않고 무리한 대출을 하면 큰 고통 속에 살게 되고, 전쟁에 대한 비유와 관련하여 바위처럼 단단한 권위와 권력을 가진 어른들이 상식을 벗어나지 않는 한 무모한 도전은 삼가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어른에 대한 존중을 겸손한 순종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누구나 자기 한계가 있습니다. 프로야구에서 투수를 하는 선수가 자기 구속은 140킬로 인데 150, 혹은 160킬로를 목표로 할 때 심한 어깨부상에 시달리는 것입니다. 

  모든 인간은 자기 한계가 있습니다. 자신의 한계가 타인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다 한들 슬퍼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한계는 태어나면서 본인 스스로 선택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자기 자신을 소진하고, 책망하고, 스스로 만든 죄책감으로 힘들어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울러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기 위해 자기를 바꾸려 노력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수용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친구도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자기와 친하게 지내고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기도와 성경 말씀의 묵상입니다. 매일 같이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와 성경 묵상은 있는 그대로의 나와 현실을 보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봄기운 가득한 4월 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2025년 4월 소중한 자신과 함께.

양근성지 전담 권일수 요셉 신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