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님!
어농성지를 사랑해 주시는 후원회원 형제자매님들께 인사 올립니다. 한 달 동안 평안하셨지요? 긴 겨울이 지나고 꽃피는 봄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사순시기를 맞이했고 나의 욕심과 죄 때문에 십자가를 지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묵상하며 감사의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저는 2000년 대희년에 신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신학교에 불러주신 주님께 큰 감사를 드리며 또한 저의 인생에 대희년을 보낼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은혜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25년이 지난 지금 저는 어농성지에서 살고 있습니다. 대희년은 신학교에서, 2025년 희년은 성지에서 살고 있는 저는 평생 노력해도 보답할 수 없는 특혜를 받았습니다.
날씨가 따듯해지면서 성지를 찾는 신자분들의 수도 늘어갑니다. ‘희망의 순례자들’이라는 희년의 주제에 맞추어 전대사를 받기 위해 방문하시는 순례자들도 많이 있습니다. 어쩌면 저의 인생에 마지막 희년이 될지 모를 기쁨의 해를 살면서 전대사를 받기 위한 교회의 가르침을 안내해 드립니다.
<희년>
레위 25,8-10 : 너희는 안식년을 일곱 번, 곧 일곱 해를 일곱 번 헤아려라. 그러면 안식년이 일곱 번 지나 마흔아홉 해가 된다. 그 일곱째 달 초열흘날 곧 속죄일에 나팔 소리를 크게 울려라. 너희가 사는 온 땅에 나팔 소리를 울려라. 너희는 이 오십 년째 해를 거룩한 해로 선언하고, 너희 땅에 사는 모든 주민에게 해방을 선포하여라. 이 해는 너희의 희년이다.
희년은 고대 히브리 전통에서 비롯된 것으로 교회가 50년 또는 25년 마다 선포하는 ‘은총의 해’입니다. 우리 교회는 1,300년 보니파시오 8세 교황님께서 은총의 해를 처음 제정하신 이래 50년 마다 이를 기념해왔습니다. 그러다가 모든 세대가 일생에 한 번은 은총을 충만히 받을 수 있도록 1475년부터 25년마다 거행하고 있습니다. 희년의 목적과 의미는 단순하게 ‘전대사를 얻는 절호의 찬스’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의 희망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인격적인 만남을 이루는데 있습니다.
<대사>
우리는 고해성사를 통해 죄를 용서받습니다. 그러나 죄로 인해 영혼에 남은 ‘벌’이 있는데 이를 ‘잠벌’이라고 합니다. 대사는 잠벌을 면제해 주는 것입니다. 가톨릭교회교리서 1471항에 전대사와 부분대사가 잘 나와 있습니다.
<전대사를 받기위한 절차>
교회가 지정한 성지나 순례지만 방문하면 저절로 전대사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전대사의 조건은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우선 대사를 얻기 위해서는 세례를 받은 신자로서 교회에서 파문 처벌을 받지 않아야 합니다. 또 대사를 얻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하고 교회가 수여하는 대사의 취지에 따라 정해진 선행을 정해진 시기에 합당한 방식으로 이행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대사를 얻기 위한 일반 규정을 지켜야 합니다.(교회법 996조)
● 우선 죄에 대한 모든 애착을 버려야한다.
● 고해성사, 영성체, 교황님의 지향대로 기도를 봉헌해야한다.
● 성체조배, 묵상기도, 주님의 기도, 사도신경, 성모님께 전구의 기도.
전대사를 위한 위의 조건을 따르면서 ‘자비와 참회의 활동’ 조건을 수행할 때도 희년의 대사를 얻을 수 있습니다.
1. 도움이 필요하거나 어려움을 겪는 형제자매들(병든 이, 수감자, 고독한 노인, 장애인 등)을 그들 안에 현존하시는 그리스도께 순례한다는 의미로 적절한 시간 동안 방문.
2. 금요일의 참회적 성격을 재발견하여,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만이라도 참회의 정신으로 무익한 오락(현실적 오락뿐만 아니라 미디어, SNS와 같은 가상의 오락)과 불필요한 소비를 삼가는 것.(단식과 금육)
3. 가난한 이들에게 응당한 액수의 돈을 기부하는 것.
4. 생명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한 사업에 참여하는 것.
5. 버려진 아이들,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들, 궁핍하거나 고독한 노인들, 이주민들의 삶의 질 자체를 위한 사업에 참여.
6. 공동체를 위한 자원봉사 활동이나 그와 유사한 그 밖의 개인적 헌신에 적절한 여가 시간을 할애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