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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근성지 신부님 글

양근성지에서 온 편지 1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01-01 조회수 : 38

+ 칸트


  202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2025년 양근성지 후원 가족 모두 승리하는 한 해 되시길 두 손 모아 기도드립니다. 

  적막한 1월, 성지에서 머무르며 서양 철학을 ‘열공’ 하고 있습니다. 공부하며 함께 나누고 싶은 내용을 적어 봅니다. 

  인간이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철학자 칸트는 책임을 갖고 의무를 실행하는 것이 이성적인 인간의 바른 자세라고 합니다. 의무란 개인적인 기호에 관계 없이 개인적인 감정과 욕망에도 얽매이지 않고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혹은 하지 않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는 보통 ‘의무’ 하면 ‘사회적인 합의’에 의해서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칸트는 의무란 사회의 규약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스스로의 의지로 만들어 낸 영원하고 보편적인 것이라 간주합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선한 마음을 갖고 태어나기 때문에 사회체제가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하더라도 타인을 생각하고 의무를 다해야 하며, 그것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인간이라는 존재라고 설명합니다.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자 한다면 개인적인 감정과 욕망에서 벗어나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싫은 사람에게는 인사도 하기 싫고 도와주기도 싫을 것입니다. 그래도 의무로 그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숭고함과 존엄성을 가진 사람입니다. 

  부자가 가난한 사람에게 물건을 주는 것을 관용이라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본래 당연한 것 입니다. 

  서양 철학에서 도덕이라는 말은 도덕, 인륜, 혹은 윤리라고 해석됩니다. 그것은 인간의 도리, 상식 혹은 사회의 규칙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도덕과 도덕법칙이란 무엇일까요?

  도덕이란 외부의 강제력을 받지 않는, 개인의 마음속에 있는 원리입니다. 그리고 도덕법칙은 언제나 어디에서나 타당한 보편적이고 필연적인 원칙입니다. 칸트는 자연현상의 인과관계를 지배하는 법칙이 있듯 인간의 의지를 지배하는 법칙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은 모든 인간이 따라야 할 보편 타당한 원리인 것 입니다. 

  도대체 도덕법칙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찾으면 좋을까요? 칸트에게 ‘도덕법칙’이라는 것이 있는지 물으면 있다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리고 어디에 있는지 물으면 개인의 마음속에 있다고 말할 것입니다. 도덕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자신의 마음속에서 찾아보라는 칸트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도덕법칙은 인간의 수 만큼 존재하는 것일까요? 칸트는 그것은 하나라고 말합니다. 욕망에서 벗어나 이성으로 자립하고 의무를 바탕으로 모든 인간에게 통용되는 것을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단 하나의 도덕법칙인 것입니다. 

  자신의 입장에서도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옳은 것을 도덕적이라고 합니다. 누구에게나 적용되니 누구나가 흉내 내고 싶은 행위를 해야 합니다. 

  인간의 도리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세상의 상식과 개인적인 감정에 의존하지 않아야 합니다. 

  남을 도와주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실패했습니다. 그렇더라도 당신의 마음은 보석처럼 고귀합니다.

  칸트에게 있어 아름다움은 존재와 인식, 도덕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철학적 과제였습니다. 칸트는 그의 저서 ‘판단력 비판’에서 아름다움에 관한 인식론을 펼치며 아름다움이란 우리에게 기분 좋은 감정을 생기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칸트는 존재와 인식, 도덕과 선에 대해서는 다소 무거운 말로 설명했지만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생동감 있고 가벼운 말로 설명했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비교적 쉽습니다. 그러니 용기를 내어 칸트의 판단력 비판 읽기에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무언가를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은 개인의 취향에서 나온 판단입니다. ‘미의식’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모든 사람이 공통 적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습니다. 게다가 아름다움은 우리에게 있어 일상적이고 친숙한 감정이기 때문에 칸트의 미의식에 공감 혹은 반대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무언가를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그 자체가 아름답기 때문은 아니고, 아름다움을 관찰하는 사람의 인식이 그렇게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도덕적인 행위를 하는 사람은 아름답습니다. 그 사람의 훌륭함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상대방도 자신과 같은 도덕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2025년 1월 칸트와 함께 따듯한 겨울 보내세요.


양근성지 전담 권일수 요셉 신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