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

성지

Home

성지회보
기사

단내성지 신부님 글

찬미예수님!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10-01 조회수 : 9

+찬미 예수님


이승희 라우렌시오


  단내 성가정 성지 후원회원님들 안녕하십니까? 언제 끝날지 모르던 무더운 여름은 다 지나고 이제는 조석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완연한 가을 날씨 아래 저와 봉사자들은 많은 순례객들을 맞이하며 한 해의 가장 행복한 달을 보내고 있습니다.  성모님과 함께 기도하는 달, 단내 성가정 성지로부터 흘러나오는 주님의 사랑과 평화가 모든 후원회원님들 가정에도 항상 흘러넘치시기를 빕니다.


  제가 이곳에 온 지 어느덧 석 달이 지났습니다.  성지 안내를 하다 보면 종종 ‘신부님 여기 오신지 한참 된 줄 알았어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사실 안내 책자에 적힌 내용의 반의반도 모르는 것이 창피할 따름입니다.  그래서 지난달부터 나름 성지 사제로서의 소양을 키우기 위해 공부를 해 보자고 일단 마음을 먹었습니다만, 아무래도 저 혼자 하기에는 조금 심심하기도 하고, 이왕이면 우리 회원님들께도 알려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에 분기별로 너무 무겁지 않게 정리하여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또한 우리 성지에서 모시고 있는 순교자들뿐만 아니라 새로이 시복 추진을 하고 있는 ‘이벽 세례자 요한과 동료 132위’의 신앙 선조들을 소개하는 지면도 함께 준비할 계획입니다.  물론 후손된 도리로서 한 분도 빠짐없이 다 소개해 드려야 마땅할 터이지만 매월 한 쪽의 분량만으로는 너무 긴 시간이 소요되는 일이 되지 않을까 하는 미련한 염려가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수원교구라는 지역에 한정하여 47위의 ‘하느님의 종’들을 먼저 알려드리고자 하며, 이번 회보에서는 그 첫 번째 인물로 이벽 세례자 요한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각 선조들의 사료에 따라 수차례에 나누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분주한 하루의 일과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성지는 고요한 적막에 휩싸입니다.  단천에 낚시하러 오시는 분들을 제외하면 풀벌레 울음소리와 와룡산 자락에 살고 있는 작은 이웃들의 바스락거리는 소리뿐이지요.  문득 지난여름에 단내성지를 찾아오신 한 형제님이 생각납니다.  3주 전에 사별한 자매님께서 평소에 ‘당신과 함께 성지순례라는 것이 소원’이었다 하시며, 늦게나마 그 바람을 이뤄주고자 전국의 성지를 순례하기 시작하셨다던 그분은 이번 주 어느 성지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계실까요?  그 여정의 끝에는 예수님과 성모님과 함께 환하게 웃고 계실 자매님께서 기다리고 계시겠지요.


  이 달은 성모님과 함께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며 걷기에 참 좋은 때입니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떠나는 즐거운 여행의 일정 가운데 주변의 성지 또한 꼭 확인하고 방문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