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님
아기 예수님의 사랑과 평화가 단내성지를 후원하시는 모든 교우분들 가정에 충만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지난 폭설로 성지의 소나무들이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대성전 앞 마당에 너른 그늘을 드리우던 소나무가 한 그루 쓰러졌고 십자가의 길을 지키던 키 큰 소나무 두 그루도 그리하였지요. 그 밖에도 아름다운 가지를 자랑하던 많은 소나무들이 부러지고 꺾이는 등 저마다 지난 폭설의 상흔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폭설이 있은 후 며칠 지나지 않아 순례 오신 교우분들과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한 형제님께서 다음과 같은 말씀을 주셨습니다. “신부님 저희 집 나무들도 피해가 컸습니다. 그런데 가지치기를 많이 한 나무들은 그대로 남은 반면, 가지치기를 소홀히 한 나무들은 다 쓰러졌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나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그리고 ‘아 폭설이 오기 전까지는 크고 무성한 가지들을 자랑하는 나무들이 보기에 참 좋고 아름다워 보였는데, 오히려 그 가지들로 인해 이번 폭설을 견디지 못하고 그 큰 나무들이 다 쓰러지고 말았구나’ 하는 작은 깨달음과 ‘조금은 고생스러웠을지라도 만약 가지에 쌓인 눈들을 밤새 털었다면 또 어땠을까’ 하는 부질없는 미련들. 이제 그런 생각들은 올해로 마감하기로 다짐하며 내년 봄과 초가을 해야 할 일 목록에다 ‘가지치기’라고 한 줄 적어봅니다.
가지치기라는 의미와 연관하여 문득 지난달 사제 연수 때 어느 신부님께서 하신 말씀이 떠올라 소개해 드리고 싶은데요. 조금은 가벼운 농담처럼 들리는 이야기라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지만, 지난 대림1주 복음 말씀인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루카21,34)를 다시 기억하고 실천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살까 말까 할 때는 사지 말고
먹을까 말까 할 때는 먹지 말며
할까 말까 할 때는 그냥 해라
우릴 찾아 내려오시는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며 새롭게 시작하는 한 해,
매일의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시나브로 마음이 무뎌지지 않도록 삼가고 신중하되 무릇해야 할 일은 기쁘게 봉헌할 수 있는 그런 대림과 성탄 시기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 12월 24일(화) 저녁8시 ‘주님 성탄 대축일 밤미사’가 성지에서 봉헌됩니다.
- 12월 29일(주일) 오전11시 예수·마리아·요셉의 성가정 축일 미사중에 가정 성화를 위한 ‘촛불 봉헌식’이 있습니다.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