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무시했던 여름의 폭염도 지나가고 9월 순교자성월이 찾아왔습니다. 어농성지 후원회원 여러분의 가정에 주님의 평화가 가득하기를 기도드립니다.
「天高馬肥(천고마비)」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뜻으로, 가을이 되어 하늘이 맑고 높아지며, 곡식이 풍성해지면서 말도 살찌는 계절의 풍요로움을 묘사한 사자성어입니다. 이 말은 가을의 풍요로움 뿐만 아니라, 우리의 노력도 결실을 맺을 시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벌써 어농성지 주변의 추수를 마친 논들이 늘어납니다. 올 한해 여러분이 씨 뿌리고 가꾼 노력의 열매도 하나둘씩 맺혀지겠지요.
이렇게 분주하고 신비로운 가을의 초입에 우리는 순교자들을 떠올립니다. 하느님을 향한 사랑 하나만으로 피를 흘리며 천국으로 삶의 자리를 옮기신 분들, 순교자들의 삶에 우리의 모습을 비추어 보는 9월 순교자 성월입니다. 이 세상도 부귀와 영예도 가족도 재물도 그리고 하나뿐인 목숨도 모두 하느님께 봉헌하신 분들이 바로 순교자입니다. 조금 더 쥐고 싶고, 조금 더 사랑받고 싶고, 조금 더 편안하고 싶고, 조금 더 이 세상에서 오래 살고 싶어 하는 우리들을 향해 순교자들께서 말씀하십니다.
“슬프구나 우리 나라 사람들, 비유하니 주머니 속에 사는 것과 같네. 성현(聖賢)은 만리 밖에 있는데, 누가 이 몽매함을 열어 줄 것인가. 머리 들어 세상을 바라보니 뜻을 깨달은 이 드무네. 모방하기에만 급급한데 오묘한 것을 가려낼 겨를이 있겠는가. 뭇 바보들이 한 멍텅구리를 받들며 시끄럽게 숭배하고 있으니, 질박한 고풍(古風)이 있었던 단군(檀君) 세상만 같지 못하구나.”
이 땅의 순교자들은 ‘만리 밖에 있는 성현’을 그리스도로 고백하며 하느님 나라를 향해 용맹하게 신앙을 고백하였습니다. 그리고 순교의 영광을 통해 하느님 나라를 차지하셨습니다.
사랑하는 어농성지 후원회원 가족여러분. 순교자들을 따라 우리도 천국을 차지합시다. 순교자성월에 간절한 기도와 진심이 담긴 사랑 실천으로 순교자들의 뒤를 따라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