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함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 하루하루가 지나갑니다. 무더운 여름엔 지나친 스트레스와 지나친 분노가 건강을 크게 해칩니다. 양근성지 후원 가족 모두는 평정심과 차분함을 유지하며 덥고 습한 여름을 슬기롭게 지내시길 기도드립니다.
양근성지의 오랜 숙원사업인 ‘떠드렁 섬 평화의 예수님상’이 완공되었습니다.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과 고마운 지인들에 의해 평화의 예수님상을 세웠습니다.
사실 평화의 예수님상은 떠드렁 섬이 아닌 맞은 편 ‘양강섬’으로 가는 길목에 세워졌습니다. 평화의 예수님상을, 떠드렁 섬 정상에 세우고자 여러 번 노력했으나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현 위치도 매우 좋습니다. 그리고 비신자들을 배려하여 평화의 예수님상을 ‘참 인간상’으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참 인간상은 양평군, 특히 일제의 폭거에 항전한 오빈리 의병과 한국전쟁 당시 공산군에 의해 학살된 600여 명의 양민과 천주교 신앙 때문에 순교한 분들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조형물임을 밝혔습니다. 그래도 천주교 신자는 참인간, 참사람은 바로 예수님임을 알기에 별 무리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운이 없는 사람도 성공할 때가 있습니다. 어떤 일을 이루었을 때 기뻐하는 것은 정상적인 것 입니다. 비정상적인 것은 어떤 일을 이루었을 때 방종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과가 고통의 씨앗이 되기도 하고, 행복감이 슬픔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돈을 많이 벌면 당연히 기쁩니다. 하지만 그것도 그저 살면서 겪는 한 가지 경험일 뿐입니다. 자신이 가야 하는 목적지가 어디인지 안다면 득의양양해서 방종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여자에게 프로포즈를 해서 성공을 하면 당연히 기쁩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시작일 뿐이며, 열정이 지나간 뒤에 현실적인 생활이 이어짐을 알아야 합니다.
한 가지를 이루었다고 해서 다 이룬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 알아야 합니다. 한 가지 일을 이루고 나서 그것이 삶에서 겪는 여러 경험임을 안다면, 아무리 큰 성공을 거둬도 이성을 잃고 방종할 정도로 기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이 과거에 뿌린 씨앗이 현재에 와서 나타난 것입니다. 과거에 뿌린 씨앗은 종결되었고 새로운 씨앗은 지금 뿌리고 있습니다. 이 순간과 미래는 이 순간의 마음과 행동이 결정합니다. 그러므로 차분한 마음을 잃지 않고 차분하게 살아야 합니다.
성경은 말합니다. “하느님 나라는 이와 같다. 어떤 사람이 땅에 씨앗을 뿌려 놓으면, 밤에 자고 낮에 일어나고 하는 사이에 씨는 싹이 터서 자라는데, 그 사람은 어떻게 그리되는지 모른다. 땅이 저절로 열매를 맺게 하는데, 처음에는 줄기가, 다음에는 이삭이 나오고 그다음에는 이삭에 낟알이 영근다. 곡식이 익으면 그 사람은 곧 낫을 댄다. 수확할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마르 4,26-29)
아무리 성공한 사람도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실패했을 때 낙담하고 절망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일이 실패했다고 해서 세상이 끝난 것 마냥 절망과 자괴감에 빠지는 것은 비정상적인 것 입니다. 이러한 절망과 자괴감 때문에 한 번의 실패가 정말로 세상을 통째로 망쳐 버리기도 합니다.
큰돈을 벌고 싶었지만 목표에 훨씬 못 미치는 금액밖에 벌지 못했다면 실망하고 괴로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살면서 겪는 한 가지 경험일 뿐입니다. 나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안다면 절망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지 않습니다. 하나를 실패 했다면 그저 그뿐입니다. 내려놓고 자신의 길을 계속 가면 그만입니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프로포즈를 했다가 실패하면 당연히 괴롭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단 한 가지 일의 종결일 뿐입니다. 벽에 부딪혔다면 몸을 돌려 새로운 길을 가면 그만입니다. 한 번 실패했다고 해서 모든 게 다 끝났다고 해서는 안됩니다. 프로포즈 에서 실패한 것은 상대가 자신과 맞지 않고 인연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건 한 번의 경험일 뿐입니다. 실패도 그저 경험이라는 것을 알면 아무리 큰 좌절이 닥쳐도 차분함을 잃지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성공이든 실패든 한 번의 경험일 뿐입니다.
모든 것은 우리가 과거에 뿌린 씨앗이 맺은 열매입니다. 과거에 뿌린 씨앗은 이제 종결되었고 새로운 씨앗을 뿌려야 합니다. 이 순간과 미래는 이 순간의 마음과 행동이 결정합니다. 그러므로 차분함을 잃지 않고 계속 살아가야 합니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납니다. 모든 것은 우리가 뿌린 대로 거두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예수님의 자유, 평화, 사랑, 용서, 차분함의 씨앗을 뿌리고 좋은 열매 맺도록 기도하고, 무엇보다도 바르고, 착하고 사랑 가득한 삶을 통해 큰 사람이 되어야 할 것 입니다.
2024년 8월 차분함에 대하여
양근성지 전담 권일수 요셉 신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