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농성지를 사랑해 주시고 후원해 주시는 모든 형제자매님들의 가정에 주님의 평화가 가득하기를 기도합니다. 한여름의 열기가 무서워서 집 밖은 위험한 요즘 날씨에 오늘도 아이들은 성지를 뛰어다니며 행복한 여름 캠프를 온몸으로 즐기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마치고 돌아와 거울을 보면 제 얼굴이 까맣게 탔음에 놀라워하며 저도 아이들 덕분에 즐거운 여름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바다낚시를 다녀왔습니다. 대상어종은 여름의 으뜸 보양식이라는 ‘민어’입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해 보는 민어낚시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높았습니다. 80Cm정도 크기의 민어 한 마리만 잡아도 성지 가족들과 잔치를 벌일 수 있다는 상상에 잠도 설쳤습니다. 민어낚시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장비들을 챙기고 밤 10시에 ‘부안’으로 출발했습니다. 밤이 깊어도 열기는 잦아들지 않았지만 민어에 대한 꿈으로 마냥 행복했습니다.
격포항에서 새벽 4시에 배를 타고 낚시 포인트로 이동하여 드디어 첫 미끼를 바다로 내렸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 마리만 잡혀라! 처음 해보는 낚시가 어렵게 느껴졌지만 최선을 다해 새우를 바늘에 끼우고 바닥에 내리고 고패질을 하고 또 다시 올리는 작업을 무한 반복하였습니다. 그리고 결국 저는 민어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역시 민어는 만만한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어름돔 2마리와 장대 5마리가 이날 저의 조과 전부입니다.(여러분 민어 낚시 웬만하면 가지 마시고 사서 드세요^^)
낚시가 종료되고 복귀하는 배 위에서 민어를 한 마리라도 잡은 조사님들은 표정부터 달랐습니다. 세상을 다 가진 얼굴이랄까ㅎㅎ 그런데 재밌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배에 함께 오른 20명의 조사님들 중 대부분이 ‘장대’라는 물고기를 몇 마리씩 건져 올렸는데 잡자마자 바늘을 빼어 바다로 다시 던지는 것이었습니다. 저 역시 5마리의 장대를 바다로 던졌습니다. 그 중 한명의 조사님만 돌아오는 배에서 장대를 손질해서 아이스박스에 담고 있었습니다. 저는 궁금해서 옆으로 다가가 질문했습니다. ‘이 물고기도 먹을 수 있나요?’ 이분은 말려서 조림을 해서 먹거나 쪄먹으면 맛나다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대다수 사람들에게 기분 나쁜 고기이고 아무런 쓸모가 없는 물고기 취급 받는 ‘장대’가 누군가에겐 맛있는 생선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하늘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 그물이 가득 차자 사람들이 그것을 물가로 끌어 올려놓고 앉아서,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
기준이 무엇이냐에 따라 장대는 좋은 물고기가 될 수도, 나쁜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의 기준은 분명 우리들이 생각하는 기준과 다르겠지요? 나에게 성에 안차고 나에게 필요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사람들도 하느님 기준에 그릇에 담길 좋은 물고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 나의 기준이 모든 사람들과 세상을 구분하는 절대 잣대가 될 수 없음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사람들의 기준이 아니라 하느님 기준에 맞게 그릇에 담겨질 좋은 물고기로 살고 싶다고 예수님께 기도드렸습니다. 여러분도 하느님 기준에 의인이 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으시죠? 우리 모두 파이팅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