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이번에 수리산성지 전담신부로 부임한 함상혁(프란치스코)신부입니다. 5년간 안성에 있는 공도성당에 있었는데 임기를 마치고 지난 6월 18일에 이곳으로 오게 됐습니다. 처음에 성지로 가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저의 느낌은 유배지와 휴양지의 중간?에 있는 느낌이었습니다.(며칠 살아보니 여기는 약간 외로운 천국입니다. 다 좋은데 혼자 있는 시간이 좀 많습니다)
저에게 수리산성지는 아주 낯선 곳은 아닙니다. 제가 신학교 입학을 안양에 있는 비산동성당에서 했습니다. 여기서 차로 15-20분 정도 걸리는 곳이죠. 그래서 수리산성지로 오는 길도 기억이 나고 주변 풍경도 기억이 납니다. 어렸을 때 보았던 건물들이 그대로 있습니다. 안양역, 안양일번가, 중앙시장, 남부시장 등등. 변한 게 없고 한 가지 변한 건 높은 아파트만 좀 많이 생겼습니다. 제 기억에 수리산성지를 처음 가 본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였던 것 같습니다. 정확이 기억은 안 나지만 비산동성당에서 걸어서 안양시내까지 간 다음에 버스를 타고 어떤 아파트 앞에 내려서 걸어갔던 기억이 납니다. 아파트 앞에서 음료수를 사 먹고(지금 보니 30년전 슈퍼가 편의점으로 바뀌었네요) 걸어갔었는데 가다 보니까 성지가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그 때는 성당은 없었던 거 같고 땅만 있었던 거 같습니다. 성지에 도착했을 때의 첫 느낌은 ‘뭔가 특별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성지라는 이름 자체가 신비롭기도 하고 좀 색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은데 제 기억에 수리산 성지는 제가 처음 가 본 성지입니다. 성지라는 이름이 특별하게 다가온 게 저의 첫 느낌 이었습니다. 30년 만에 다시 수리산성지로 오게 됐습니다. 여기 와 보니 모든 게 처음입니다. 성지사목도 처음. 전국에서 오는 신자들을 만나는 것도 처음입니다. 후원회원들을 위한 글을 쓰는 것도 처음입니다. 하지만 처음이라 좋습니다. 처음이라 새롭고 새로워서 재밌고 뭔가 색다른 느낌입니다. 본당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일들이 많을 것 같아 기대도 됩니다.
이런 저런 얘기를 쓰다 보니 이 글이 여러분들과 저의 첫 만남이 되었습니다. 매번 강론만 쓰다가 월보를 쓰려고 하니 어색하기도 하고 좀 어렵기도 합니다. 앞으로 너무 어려운 얘기 말고 성지 소식, 자연과 함께 하는 느낌, 제가 사는 얘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점점 더워지는 여름, 건강히 잘 지내시고 너무 더우면 수리산성지로 놀러오세요. 여긴 시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