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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의미의 단식을 생각하며...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3-01 조회수 : 126

지금 우리는 조금 빠른 시기의 사순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올 사순시기에도 주위의 많은 신자들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극기와 금욕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 중 많이 실천하는 것 중 하나가 형제님들은 금주와 금연을, 자매님들은 커피 덜 마시기를 주로 실천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잘 실천하여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이것과는 별개로 사순시기에 우리는 재를 지킵니다. 바로 금식(단식)과 금육입니다. 재의 수요일과 주님 수난 성금요일에 지키도록 되어 있습니다.

문득 단식이란 무엇인가?’ 아니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한 단식인가?’ 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그 한 끼를 굶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것을 한 것인 양 여겼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그 한 끼 굶은 것으로 재를 잘 지킨 것으로만 생각을 했습니다. 단식의 참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겉으로만 실천을 했던 것입니다. 이것 또한 부끄럽습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진정한 단식은 따로 있었습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저희가 단식하는데 왜 보아주지 않으십니까? 저희가 고행하는데 왜 알아주지 않으십닊?’

보라, 너희는 너희 단식일에 제 일만 찾고, 너희 일꾼들을 다그친다. 보라, 너희는 단식한다면서 다투고 싸우며, 못된 주먹질이나 하고 있다. 저 높은 곳에 너의 목소리를 들리게 하려거든, 지금처럼 단식하여서는 안 된다.

이것이 내가 좋아하는 단식이냐? 사람이 고행한다는 날이 이러하냐? 제 머리를 골풀처럼 숙이고, 자루옷과 먼지를 깔고 눕는 것이냐? 너는 이것을 단식이라고, 주님이 반기는 날이라고 말하느냐?

내가 좋아하는 단식은 이런 것이 아니겠느냐? 불의한 결박을 풀어 주고, 멍에 줄을 끌러 주는 것, 억압받는 이들을 자유롭게 내보내고, 모든 멍에를 부수어 버리는 것이다. 네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네 집에 맞아들이는 것, 헐벗은 사람을 보면 덮어 주고, 네 혈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

그리하면 너의 빛이 새벽빛처럼 터져 나오고, 너의 상처가 곧바로 아물리라. 너의 의로움이 네 앞에 서서 가고, 주님의 영광이 네 뒤를 지켜 주리라. 그때 네가 부르면 주님께서 대답해 주시고, 네가 부르짖으면 나 여기 있다.’ 하고 말씀해 주시리라.” (이사 58, 3-9)

 

그렇습니다. 우리가 사순시기에 재를 지키면서 단식을 하는 것은 그저 한 끼를 굶는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우리 이웃사랑과 연결이 되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곧 내 주위에 혹시라도 굶주리거나 생활에 힘들어 하는 이웃들은 없는지 살펴보고 나도 그들을 생각하면서 그날만큼은 음식을 절제함과 동시에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자선을 실천했을 때 진정한 단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순시기에는 내 만족을 위해 금식과 금욕 생활을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처럼 그 금식과 금욕이 이웃사랑으로 연결될 수 있는 시기가 되도록 기도드려 봅니다. 그런 실천을 통해 우리가 하느님께 부르짖으면, 하느님께서는 이사야 예언자를 통해 말씀하신 것처럼 나 여기 있다.’ 하고 대답해 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