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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해부해보자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3-01 조회수 : 127

사람은 자신의 내면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숨기는 것에 익숙해있다. 내면에 있는 자아가 여럿이거나 자신을 방어하느라 그럴 것 같다.

얼마 전 영화를 봤다. 프랑스영화 추락의 해부에서 인간의 속성을 법적으로 파헤치며 해부하는 내용이다. 열등이 있는 사람은 열등을 들키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뭔가를 만들어 낸다. 그래야 요즘 표현대로 하자면 있어 보인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철저하게 감춰지지 않는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된다. 오히려 스스로 파놓은 함정이었다.

자신이 만든 것들에 치여 때로는 버겁고 힘에 부쳐 힘들어 하면서 그 원인이 자신의 열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서 문제가 된 것이다. 영화에서는 3층 난관에서 추락한 남자의 죽음에 부인을 의심한다. 밀어버렸을 지도 모른다는 전제로 수사과정을 보여준다. 문학적으로, 철학적으로 혹은 법적으로 접근하는 과정이 잔인함을 느끼게 한다. 남자에게 벌어졌던 모든 상황은 자신에게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부인은 남편이 만든 상황이라며 충돌을 한다. 남자는 상황을 부인이 만든 것이라면서 부인을 탓하지만 제삼자인 관람객은 남자의 열등감이 원인임을 알아버린다.

우리들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지금 자신이 겪고 있는 버거움은 자신의 탓으로 여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모든 원인은 자신의 욕심이 아니라 너 때문이라고 떠넘기며 원망을 한다. 버겁지 않을 만큼의 상황을 만든다면 자신의 십자가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지도 않을 것이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가시며 내가 왜?” 라며 억울해 하시며 자신의 결백을 위해 다른 사람의 탓하셨다면 성경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고난의 시기인 사순절에 자신을 해부를 하면 어떨까. 내면은 정갈하게 정리가 되고 자신의 모자람을 인정하며 그 모자람을 줄여나간다면 기쁨의 부활을 맞을 수 있지 않을까.

살면서 달라붙은 너저분한 찌꺼기들을 해부를 통해 도려내야 새롭게 태어난 자신의 깨끗한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