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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근성지 양근 성지에서 온 편지 1

내면의 아이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1-01 조회수 : 551

내면의 아이

 

아침 햇살이 좋은 주일 아침입니다. 코로나 팬대믹으로 성지를 찾는 이들은 없지만, 성지의 예수님과 성모님은 예전 그대로 환한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벌써 2021년입니다. 지난 2020년 코로나로 시작해서 결국 코로나로 끝났습니다. 지난 1년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 백신도 개발되었으니,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2021년을 맞이했으면 합니다.

지난 성탄 아기 예수님께서는 코로나를 뚫고 성지에, 사람들의 마음속에, 그리고 우리 자신 안에 태어나셨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모두는 아기 예수님을 본받아 더 강해지고 승리하는 삶을 살았으면 합니다.


코로나 팬대믹으로 코로나 불루(우울증), 코로나 레드(분노)라는 말이 유행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불루는 잠자고 있던 내면의 아이 또한 깨어나게 했습니다.

모든 사람의 내면에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 중 첫 번째는 빛의 아이이고, 두 번째는 그림자 아이입니다. 태양을 닮은 빛의 아이는 어린시절 당당하고, 자유롭고, 무서울 것이 없는 밝은 아이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그림자 아이는 거부당하고, 상처 입고, 외로운 어두운 아이입니다.

우리가 어두운 그림자 아이를 외면하고 방치하면 우울과 분노가 파도가 되어 우리 마음을 온통 어둡게 합니다. 그래서 우울하고 내적으로 힘이 들 때는 내면의 그림자 아이를 불러내서 토닥여 주고 위로해 주어야 하는 것 입니다.

어린 시절 경험한 슬픔, 분노, 우울은 나의 탓이 아닌 부모, 형제, 선생님 탓입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에는 힘이 없었기에 이 모든 것을 받아 들여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니 자책하지 마시고 그림자 아이를 이해하고, 위로해 주셨으면 합니다.

어른이 된 지금 그림자 아이를 이해하고, 안아주고, 받아들이면 태양을 닮은 햇빛 아이가 춤추고 노래를 합니다. 어린 시절 누구나 왕이고, 신으로 살 던 때가 있습니다. 그때를 떠올리며 어른이 된 지금 우리의 삶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다소 황당한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우리 예수님도 그림자 아이 때문에 힘들어했을 것입니다. 성모님과의 갈등, 그리고 요셉과의 관계 또한 편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성가정 축일 어느 복음에 보면 예수님 가족이 예루살렘 성전 순례를 마치고 집으로 오는 장면이 나옵니다. 예수님은 성전에서 율사들과 토론을 하고, 요셉은 왼쪽 길로, 성모님은 오른쪽 길로 집으로 돌아오다 결국 어린 예수님이 사라진 것을 알고, 사흘 후에 성전에서 예수님을 찾습니다.

대개 사이가 좋은 가정은 가족들이 항상 떼로 몰려다닙니다. 밥을 먹으러 갈 때나, 놀러 갈 때나 말입니다. 그런데 예수님 가족을 보면 이와는 전혀 다르게 각자 플레이를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예수님도 그림자 아이가 분명 있었으리라 상상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 모두를 이겨내고 사랑의 화신, 하느님의 아드님으로 거듭 태어납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제자가 되려면 부모, 형제, 자매 모두 버리고 나를 따르라 하십니다. 이 말씀은 진짜 부모 형제, 자매를 모두 버리라는 것이 아닙니다. 나이를 먹으면 부모, 형제, 심지어 남편과 아내, 자녀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서 벗어나야만 자기의 길을 갈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사람이 성장하기 위해서 그 누구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인간은 이 세상에 혼자 왔다 잠시 사람들과 어울려 놀고 결국에는 혼자 저승으로 가는 존재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길을 알고, 홀로 머무르며, 그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만 예수님의 자유, 사랑, 평화, 용서의 삶을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요즈음 코로나 팬대믹으로 성당 문을 닫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또한 인원 제한으로 성당에 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영혼이 피폐해지고 있습니다.


미사 중에 우리가 모시는 성체는 태양이요, 빛이신 예수님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성체가 태양을 닮은 동그라미 형태인 것입니다. 미사 중 태양이요, 빛이신 성체를 영하면 우리 내면을 밝게 비추어 미움, 우울, 분노, 어리석음 등 모두를 몰아내는 것입니다.

2021년 새해에도 성당에 자유롭게 다니기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기회가 오면 미사에 참여하며 태양이요, 빛이신 성체를 영하시고, 그림자 아이를 밝게 비추어 내면의 그림자와 어두움을 모두 몰아내시길 바랍니다.

아무쪼록 2021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코로나 팬대믹을 신앙 안에서 물리치고 더 강해지고, 승리하는 한 해 되시길 기도드립니다.

양근 성지 후원 가족 모두 힘내시고, 하느님께서 우리 모두를 지켜 주시고 보호해 주심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20211월 밝게 웃고 춤추며 노래하는 태양 아이를 그리며

양근 성지 전담 권일수 요셉 신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