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

성지

Home

성지회보
기사

수리산성지 사제 단상

대림(기다림)과 성탄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12-01 조회수 : 142

대림(기다림)과 성탄

 

대림시기가 돌아왔습니다. 교회의 전례에서 대림절은 크게 세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1. 역사적으로 이 세상에 탄생하는 그리스도의 성탄 축일에 대한 준비. 2. 세상 종말에 오실 성자의 기다림과 심판에 대한 대비. 3. 교회에서 성자의 재림을 위해 길을 닦는 보속과 회개의 마음 준비입니다.

대림시기란 곧 기다림의 시기입니다.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시기. 그렇다고 해서 기다림의 의미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앞에서도 본 것과 같이 준비의 의미도 있습니다. 이 준비란 것은 아기 예수님의 탄생과 재림을 준비하는 것 이외에, 교회력으로 보았을 때 지금부터 새해가 시작되는 만큼 올 한해는 지나온 세월보다는 더 신앙적으로 성숙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더 나아가 아기 예수님의 오심이 모든 이에게 기쁨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우리가 그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는 시기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매년 맞이하는 대림시기이지만 우리들의 마음은 늘 새롭고 설레이는 마음과 희망을 갖는 시기가 되었으면 하고, 주님의 오심을 애타게 기다릴 줄 아는 신앙인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해인 수녀님의 대림절을 맞이한 기도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다시 대림절에

 

때가 되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밝고 둥근 해님처럼 당신은 그렇게 오시렵니까

기다림밖엔 가진 것이 없는 가난한 이들의 마음에

당신은 조용히 사랑의 태양으로 뜨시렵니까/

기다릴 줄 몰라 기쁨을 잃어버렸던 우리의 어리석음을 뉘우치며

이제 우리는 기다림의 은혜를 새롭게 고마워합니다.

기다림은 곧 기도의 시작임을 다시 배웁니다./

마음이 답답한 이들에겐 문이 되어 주시고 목마른 이들에겐 구원의 샘이 되시는 주님/

절망하는 이들에겐 희망으로 슬퍼하는 이들에겐 기쁨으로 오십시오.

앓는 이들에겐 치유자로 갇힌 이들에겐 해방자로 오십시오./

이제 우리의 기다림은 잘 익은 포도주의 향기를 내고

목관악기의 소리를 냅니다./

어서 오십시오. 주님...

우리는 아직 온전히 마음을 비우지는 못했으나 겸허한 갈망의 기다림 끝에

꼭 당신을 뵙게 해 주십시오./

우리의 첫 기다림이며 마지막 기다림이신 주님 어서 오십시오.

촛불을 켜는 설레임으로 당신을 부르는 우리 마음엔 당신을 사랑하는 데서 비롯된

환한 기쁨이 피어오릅니다./

 

지금 우리는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가? 그저 남들이 기뻐하니까 덩달아 기뻐하는 성탄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안에 오시는 사랑이신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구원자로서 오시는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온 마음으로 기뻐하는 성탄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