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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내성지 신부님 글

소녀의 기도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12-01 조회수 : 180

소녀의 기도

순수를 동경하며

얼룩진 세상을

절름발이로 걷고 있는

사람이 있었네.

개구쟁이 소년 한 명

까아만 누더기 걸치고

맑은 눈망울로

조용히 쳐다보네

 

소년의 따뜻한 영혼은

메마른 숯과 같은

그의 마음에

한줄기 빛을 뿜어 주니

파아란 생명이

꿈틀거리며

고개를 드네

 

천진스런 웃음만 남기고

또 다른 절름발이를 위하여

소년은 발걸음을 돌리니

살며시 주님의 그림자가

그를 따르네.

 

첫 보좌신부의 소임을 마무리를 하고, 떠나는 저에게 본당 청년이 준 사진의 카드에 적힌 글입니다. 소녀의 기도는 제목이구요. 글 말미의 표현처럼 주님의 그림자를 간직하는 신부로 살라는 덕담이었던 것이지요. 그 후로 27년이 흘렀습니다. 그 소녀의 바람이 이루어졌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거의 잊고 살았던 사진속의 카드가 요즘에 제 시선에 자꾸 포착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리 살라는 재촉인 것 같습니다.

 

주님의 그림자를 지근거리에서 선명하게 보면서 그분을 따르는 맑은 영혼들이 많았으면 합니다.

 

올 한해도 단내 성가정 성지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모든 후원회원분들과 가정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주님의 그림자는 주님의 십자가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주님이 주신 십자가를 기꺼이 지고 가시면서 그분의 그림자를 따르는 삶이 내년에도 이어지기를 기도 보태겠습니다. 좀 이르지만, 사진의 카드를 성탄 축하에 사용하고자 합니다.

 

주님의 거룩한 탄생이 후원회원분들과 가정에 따스한 행복과 희망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예수 성탄 알렐루야! 알렐루야!! 알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