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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내성지 신부님 글

덕분에...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11-01 조회수 : 266

본당사목을 할 때, 11월이면 구역대항 연도대회를 하였습니다. 좀더 현실감 있게 연도가 바쳐지기 위해서 돌아가신 분의 영정사진이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초상권 문제도 있을 수 있고, 신자분들에게 부탁하기도 편치 않아서, 제 사진을 크게 확대해서 영정사진으로 사용하였습니다. 관도 준비하였는데, 텅빈 관 보다는 안에 누군가 있었으면 했습니다. 역시 신자분들에게 부탁하기가 그래서 제가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주님 ( 요한-저의 세례명입니다-) 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님 (요한)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요한)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관속에서 저를 위해 바쳐지는 연도 소리를 들었습니다. 진짜로 세상을 떠나 관속에 있을때도 신자분들의 연도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났습니다. 세세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관속에서 나와서 제일 먼저 신자분들에게 “...덕분에 살았습니다....” 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연도대회의 소품으로 관속에 있으면서 연도의 중요성과 그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주님께 죽은 망자를 기억해 달라고 청하는 연도는 망자 당사자에게는 엄청난 평화와 위로를 가져다 주는 사랑의 손길이 됩니다. 성인들에게 망자를 위해서 전구해 달라고 청하는 간절함도 그분들을 감동하게 할 것입니다.

 

특별한 때만 바쳐지는 기도가 아니라, 문득 돌아가신 분이 떠올려 질 때, 상장예식서(연도책)를 찾아 생각나는 그분을 주님께 맡기는 청탁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시간이 없어서 연도할 시간이 없다고 하시지 마시고, 상장예식서에 있는 짧은 연도라도 바치셨으면 합니다. 구성지게 연도소리가 들리는 가정들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 마저도 할 시간이 없다면, 주님 ( )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님 ( )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하시고, 망자의 주보성인에게 망자를 위한 전구를 매일 하시는 아침기도, 저녁기도 등을 마치면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사망했다면, 성 요한... 요한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할 수 있는 것이지요. 망자덕분에 소홀했던 가정기도도 회복되는 11월 위령성월이 되었으면 합니다. 돌아가신 누구를 위해서 기억해 달라면서 청하는 미사도 중요하지만, 그 누군가를 위해 남아있는 가족들이 바치는 연도도 못지 않게 큰 힘을 가진 것임을 상기시켜 드립니다.

 

망자와 산자가 만나는 소중한 순간이 연도임을 상기시켜 드립니다. 삶과 죽음의 선명한 연결고리인 연도가 많이 바쳐지는 11월 위령성월이 되었으면 합니다. 미리 저를 위한 연도를 받아본 경험자로서 분명하게 망자들에게 영적 유익이 됨을 증언합니다.

 

장례미사를 드릴 때, 저 같은 경우는 강론을 마치면서, 망자.. 편안함에 쉬어지이다... 합니다. 영원한 안식을 청하는 짧은 기도인 것이지요. 짧은 기도가 영원한 안식에 큰 도움이 됨을 명심하면서 그리 길지 않은 연도가 자주 바쳐지는 11월 위령성월이 되기를 다시한번 바라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