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요당리 성지가 있기까지 많은 봉헌을 아끼지 않으신 후원회 형제, 자매님과 순례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성지는 여러분들의 봉헌을 통해 오늘도 무탈하게 잘 유지하면서 5월 계속하여 순례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봄과 가을에 순례객들이 많이 순례 오시는데 봄에는 좋은 시절인 5월이 제일 많습니다. 많은 순례객들이 오셔서 봉헌해주시는 봉헌금과 후원금은 성지를 운영하는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성지의 통상적인 운영비와 함께 꽃을 보고 난 영산홍 가지도치고, 잔디도 깎고 나무에 소독약도 치도 필요한 비용으로 사용됩니다. 이번에 성지 대성당 중앙광장에서 성지묘역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경사가 가팔라서 겨울철이나 평시에도 미끄러워지거나 넘어질 위험이 있기에 개선공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여러분들처럼 성지에 평상시 관심과 사랑을 갖고 지켜봐주시는 한 형제님께서 공사비를 봉헌해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이러한 분들이 계시기에 성지는 더욱 힘을 내고 순례객들을 잘 맞이할 수 있게 됩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이번 달에는 지난달에 이어 장주기 요셉 성인의 조카 장치선에 대한 판결과 처형에 대한 관변 측 기록(승정원일기와 일성록)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선시대 국왕의 비서기관인 승정원의 일지를 모은 <승정원일기>와 정조시기 이래 매일 국왕의 거동과 정무 활동을 기록한 <일성록>은 조선 후기의 가장 중요한 관찬사료입니다. 일지 형식의 두 자료는 기본적으로 동일한 내용이 많고 서로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기록들을 보면 포도청에서 심문을 받은 장치선과 동료 최인서는 의정부의 논의를 거쳐 모반죄로 사형 언도를 받고 강화도 진무영 이송되어 군문효수형을 받습니다.
<승정원일기> 무진년(1868) 5월 22일(양력 7월 11일) 기사
의정부가 보고하여 말하기를 “우포도청의 보고를 보니, ‘사학죄인 장치선과 최영준(최인서)은 혹은 서양인과 몰래 통하고 혹은 바다를 건너 도적을 불러들였으니 그 사정을 모두 다 자복했습니다.’ 라고 합니다. 서로 엉키어 호응한 바가 지극히 흉악하고 인륜을 끊어 패악스러운 것이 (이보다) 심한 적이 없었습니다. 하늘과 땅 사이에서 잠깐이라도 용서할 수 없습니다. 죄인 장치선과 최영준(최인서)을 진무영(조선시대 해상 경비 임무를 맡았던 군영. 1700년(숙종 26) 강화부에 그 본영을 설치하였다.)으로 압송하여 군민들을 크게 모은 후 효수한 다음 경계토록 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라고 했다. (국왕이) 전교하여 말하기를 ”허락한다.“ 고 했다.
<승정원일기> 무진년(1868) 5월 23일(양력 7월 12일) 기사
우포도청에서 보고하여 말하기를 “(포도청에) 가둔 죄수 장치선과 최영준(최인서)을 포교와 포졸을 정해 진무영으로 압송하겠다는 뜻을 감히 보고합니다.” 라고 했다. (국왕이) 전교하여 말하기를 “알았다.” 고 했다.
<일성록> 무진년(1868) 5월 26일(양력 7월 15일) 기사
진무사 이장렴이 “사학죄인 장치선과 최영준(최인서)을 이번 달 24일(양력 7월 13일)에 효수하여 경계했습니다.” 라고 보고했다.
이렇게 하여 장주기 요셉 성인의 조카 장치선은 강화도 진무영에서 순교했습니다. 박해자의 기록은 명백하게 장치선이 순교했음을 증거하는 기록이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장주기 요셉 성인의 6촌 형제가 되는 장한여 베드로와 그의 아내 홍씨에 대한 교회 측 기록(증언)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치명일기>와 <병인치명사적>에 장주기 요셉 성인의 6촌 동생인 장한여와 그의 아내 홍씨에 대한 증언이 나옵니다. 1895년에 간행된 <치명일기>에는 1,000명에 가까운 병인 순교자들에 대한 자료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병인치명사적>은 1923년과 1925년에 편집되어 대략 990명의 순교자 사적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치명일기> (서울 순교자)
107. 장한여
고마 수영에서 치명하신 장(주기) 요셉 회장의 재종(6촌 형제)이라. 서울서 자기 아내 홍씨와 한가지로 잡혀 같이 교(絞, 목매다)하여 치명하니 나이 35세러라.
108. 홍씨
장한여의 아내요, 홍(봉주) 토마스의 당질녀(5촌 조카딸)이니 그 장부(남편)와 한가지로 치명하니라.
다음 달에 이어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강버들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