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님의 달인 ‘성모성월’을 맞이하여 우리 교회가 가르치고 있는 성모님에 관한 믿을 교리에 대해서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1) 하느님의 어머니신 마리아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라고 부르는 일은 초대 교회까지 소급된다. 3세기경부터 시작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기도인 ‘일을 마치고 바치는 기도’에 이미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로 부르고 있다. “거룩하신 천주의 성모님(하느님의 어머니), 저희를 지켜 주시고, 어려울 때 저희가 드리는 간절한 기도를 물리치지 마소서. 또한 온갖 위험에서 언제나 저희를 지켜 주소서. 영화롭고 복되신 동정녀시여”(가톨릭 기도서, 19면).
마리아의 ‘하느님의 어머니 되심’은 마리아께서 여신이심을 뜻하지 않고, 그 아드님이신 예수님의 신성 때문이라는 사실이 에페소 공의회(431년)에서 명확하게 드러났고, 훗날 칼케돈 공의회(451년)는 이를 재확인하였다.
2) 평생 동정이신 마리아
마리아께 ‘동정녀’라는 이름이 사용된 것은 이미 복음서 안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이사야 예언을 전하면서 마리아께서 명확하게 ‘동정녀’이심을 밝히고 있다(마태 1, 23 참조). 또한 그리스도인이 믿어야 할 신앙의 내용을 요약한 신경은 성모 마리아께 ‘동정녀’라는 칭호를 빠뜨리지 않고 있다. “···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시고 ···”.
그리고 많은 교부들도 마리아의 동정성을 문제 없이 수용하였다. “동정으로 잉태하셨으며, 동정으로 출산하셨고, 출산 후에도 동정으로 머무신다.”
이러한 입장은 마침내 553년 제2차 콘스탄티노폴리스 공의회에서 공식적으로 선언되었다.
3)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1854년 12월 8일 비오 9세 교황은 회칙 ‘형언할 수 없으신 하느님’을 통하여 마리아의 무죄한 잉태를 선포하셨다.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께서는 잉태되신 첫 순간부터 인류의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와 전능하신 하느님의 유일무이한 은총의 특전으로 말미암아 원죄에 물들지 않고 보존되셨다.”
성모 마리아의 원죄 없이 잉태되심에 관한 교리는 성경이 제시한 대로 마리아께서는 ‘은총이 가득하신 분’이시라는 것을 재확인하는 한 가지 표현이고, 우리 인간의 구원은 전적으로 하느님의 은총에 기인하며, 인간의 죄와 탓은 하느님의 구원에 결코 영향을 줄 수 없음을 가르치는 교리이다.
4) 하늘의 올림을 받으신 마리아
비오 12세 교황은 1950년 모든 성인 축일에 회칙 ‘지극히 관대하신 하느님’을 통하여 성모 승천을 교의로 선포하셨다. “원죄 없으신 하느님의 어머니이시며 평생 동정이신 마리아께서는 지상 생애의 여정이 끝난 다음 그 영혼과 육신이 천상의 영광 안에 받아들여지셨다.”
마리아의 승천은 마리아께서 구세사의 목표, 곧 구원에 이르셨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한 인간이 하느님께 온전히 받아들여지셨음을 뜻한다. 그리고 자신을 전적으로 하느님의 은총에 맡기신 성모 마리아께서 그리스도의 부활과 승천에 참여하셨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