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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골성지 신부님 글

+그리스도 우리의 빛!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4-01 조회수 : 228

눈길이 닿는 곳마다 피어난 아름다움이 우리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때가 왔습니다. 또 지금은 사순시기를 충실히 보내는 우리의 아름다운 모습에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때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세상만이 아니라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기쁨에도 우리의 눈이 뜨이게 된다면, 잠깐의 기쁨에 영원도 더하게 될 것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하느님께도 눈이 뜨이도록 기도하겠습니다. 그 새로운 봄 안에서 기쁨과 행복이 충만하시길 빕니다.

 

가끔 신자들이 성지에 와서 도장만 찍고 가는 일이 많지 않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저는 그 질문에 딱히 반박을 못하고 답을 얼버무렸는데, 실제로 그런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 점은 저에게 항상 고민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처음에는 도장만 찍으러 다녔지만 마음과 생각이 조금씩 바뀌면서 중반부터는 순례를 다니기 시작했다.’는 체험들을 듣게 되면서부터 마음이 가벼워졌고 그들에 대해 좋게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그들의 발걸음이 인간적인 마음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의해 시작된 것임을 알려주며, 아직은 아닐지라도 결국은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변하게 될 것을 희망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말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많은 신앙인들이 몸과 마음이 일치하지 못하는 자신을 두고 위선이 아닌가? 이래도 되는 것인가?’하는 고민을 하며, 그로 인해 중도 포기하는 일도 많기 때문입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우리의 모습은 위선이고 다른 마음을 품은 우리의 행동은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변화라는 점에서 보면, 희망적입니다. 우리 자신을 보면, 실망할 일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신앙을 지키고 그 생활을 이어가는 것은 아주 조금일지라도 우리 자신이 하느님께로 기울어져 있어서 그런 것이며, 이 현실을 지켜내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위선을 떠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초대에 응답하는 것이고 그분을 닮으려고 노력하는 것이자, 의미 없는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인도에 따라 본성에 어울리는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를 알고 자신을 매도하지 않으며, 끝까지 힘내고 용기를 낸다면, 우리는 결국 거룩함으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자신을 매도하지 않고 끝까지 용기를 낼 수 있습니까? 이를 위해 우리는 자신에 대해, 또 우리에게 주어질 희망에 대해 알 필요가 있습니다. 오메트르 신부님은 우리를 위해 다음의 말을 남겨주셨습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당신을 알고, 사랑하고, 섬기되, 우리가 원하는 대로가 아니라 당신 마음에 드는 방식으로 섬기게 하시려고 우리를 창조하셨습니다. 우리의 수고에 대한 대가로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보상은 영원한 생명입니다.’ 이는 우리가 자신에게 좋아 보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보시기 좋은 일로 초대받았다는 것이며, 하느님께서는 그 일로 우리에게 구원을 이루고자 하신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하느님 보시기 좋은 일이란, 그분의 자비와 사랑을 믿고 온전히 자신을 내맡기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를 위하시는 하느님, 곧 하느님의 계획과 자기 자신, 주어질 희망에 눈을 뜬다면, 우리는 끝까지 자신을 긍정하고 북돋우며, 이끌어주시는 하느님께 감사하고 용기를 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이, 그분 마음에 드는 이가 되어 세상 창조 때부터 마련된 기쁨과 구원을 차지하고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를 위하시는 하느님께 눈을 뜨고 드러나는 진리로 자신을 새롭게 하며, 우리의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계획을 충실히 따릅시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 시작하신 일에서 벗어나는 일 없이, 모든 하느님의 계획이 자신에게서 온전히 마쳐지게 합시다.

 

처음에는 산수유가, 그 다음엔 개나리, 진달래, 수선화와 같은 꽃들이 차례대로 피어나더니 지금은 모두가 어우러져 향연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처럼 하느님께서 우리도 부활이라는 향연에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 우리에게 매일 많은 은총과 다른 즐거움들을 선사하고 계십니다. 이에 따라 마음과 영혼을 잘 간직하여, 다가올 기쁨의 주인이 되도록 합시다. 또 행복하십시오.

 

손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