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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골성지 신부님 글

+그리스도 우리의 빛!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3-01 조회수 : 232

살랑하고 부는 바람과 그 안에 담긴 따스함에 생글한 미소가 번지는 때가 왔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와 사랑이 우리를 감싸 움트게 하는 사순시기가 왔습니다. 봄으로, 또 하느님께로 충실히 나아가며, 미소와 은총으로 자신을 단장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모든 후원자님들을 위해 하느님께 은총과 힘을 청하겠습니다. 봄으로, 또 하느님께로 충실히 나아가며, 많은 기쁨과 행복을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이번 3월 달력에 있는 성인의 말씀은 사제를 찾아가셔서 모든 잘못을 고백하시고, 마치 내일 이 세상을 떠날 듯이 준비하신 다음, 부활절 영성체를 하십시오.’입니다. 이는 도리 신부님께서 당신의 부모님들께 건넨 말입니다. 왜냐하면 그분들께서 선교사가 되려는 도리 신부님의 뜻을 거절하며, 매일을 슬픔과 눈물과 괴로움 속에서 보내셨기 때문입니다. 도리 신부님께서는 그분들의 슬픔과 눈물과 괴로움이 세상적이고 인간적인 것에 온통 붙들린 마음에서 왔다는 것을 아셨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의 마음을 풀어 자유롭게, 또 참된 기쁨과 행복을 알고 누리게 하기 위해 참으로 의지하고 매여 있어야 할 곳에 대해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러한 도리 신부님의 통찰을 바탕으로 하며, 자신이 어떤 말을 자주 쓰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그래야 자신이 무엇에 사로잡혀 있는지를 제대로 헤아릴 수 있게 됩니다. 말은 우리 내면의 표현이며, 무의식을 드러내는 거울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제안에 대해 나는 그런 것 없는 것 같은데하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부르심을 거절하며, 슬픔과 괴로움을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도리 신부님의 부모님들처럼 지나치게 습관과 타성에 빠져서 그런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말을 진지하고 주의 깊게 돌아보며, 말을 주도하는 마음의 상태를 헤아려보는 일은 해볼 가치가 있고, 또 중요합니다. 잠시 자신의 말들을 되짚어봅시다. 부정적인 것들이 주도할 때, 곧 미움에 사로잡히면, 가시 돋친 말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상대방을 예민하게 하며 사납고 거칠게 만듭니다. 분노에 사로잡히면, 거슬리는 말과 타격감 있는 말을 하게 됩니다. 그로써 상대방에게 적대감을 갖게 하거나 부아를 치밀어 오르게 합니다. 슬픔에 사로잡히면, 특유의 어둡고 무거운 말을 뱉어내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 질척이는 어둠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입니다. 아쉬움과 불편함에 사로잡히면, 자신의 마음과 생각이 관철될 때까지 계속 반복하게 됩니다. 그것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자신의 아쉬움과 불편함에 구속하고자 합니다. 이와 달리, 기쁨에 사로잡히면, 특유의 경쾌함으로 상대방의 마음에 활기를 북돋게 됩니다. 희망으로 가득하게 되면, 고유한 밝음으로 상대방의 마음과 생각을 넓게 펼치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사랑을 하게 되면, 그 독특한 포용력으로 상대방을 품어 위로와 안식을 누리도록 합니다.

 

과연 무엇이 자신을 사로잡고 있으며, 어떤 감정이 말을 주도하고 있습니까? 만일 부정적인 것이라면, 그대로 두려고 하지 말고 자신을 위해 그것들을 끊어내었으면 합니다. 속박 안에서 얻는 것은 자신을 구속하는 것에게 모두 빼앗기는 현실뿐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원치 않는다면, 도리 신부님의 권고에 귀를 기울였으면 합니다. 하느님의 은총은 우리를 선으로 이끌고 그분의 말씀은 우리를 모든 악과 속박으로부터 건져 구원하십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은총과 그분의 말씀에 참여하는 사람은 자신을 구속하려는 모든 것들로부터 승리와 자유를 얻으며, 그것들의 인도를 통해 안전하게 목적지에 이르게 됩니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일은 속박 속에서의 안주가 아니라 말씀으로 새로워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도리 신부님의 권고를 새기며, 하느님의 은총과 그분의 말씀을 찾고 자신 안에 받아들이도록 노력합시다. 그리하여 자신에게 해방과 자유를 선물하고 자신의 삶에 참 행복과 친교와 기쁨이 가득하게 합시다.

 

따스함 안에서 많은 것들이 움트고 피어나고 있습니다. 이 사순시기 동안 자비를 베푸시는 하느님과 그분의 말씀 안에서 묵은 것들을 떨어내고 활짝 피어나시길 기도합니다. 또 행복하십시오.

 

손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