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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근성지 신부님 글

양근 성지에서 온 편지 3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3-01 조회수 : 253

+ 튤립처럼

 양근성지 후원 가족 모두에게 3월 인사 올립니다. 2월은 날짜가 짧고, 졸업식, ‘발렌타인데이가 있어서 금방 지나간 것 같습니다.

3월은 어느새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왔습니다. 제법 따뜻한 날씨로 꽃망울을 피우는 여러 꽃들이 보이고, 성지 옆 수목원에는 형형색색의 튤립이 손짓을 하며 어서 와 날 좀 봐주세요~ 하고 노래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 1월 말 풀린 실내 마스크 착용 권고의 해제로 성지 옆에 있는 스타벅스 주변에는 젊은 청춘들이 가벼운 봄옷, 그것도 원색의 옷을 입고 손에 커피 한 잔씩 들고 지나가는 풍경은 이제 본격적인 봄의 시작인 3월이 되었음을 알게 해줍니다. ‘나도 한때는 젊고 힘이 있고, 세상 무서운 것이 없는 그 시절이 있었는데...’하며 지나가는 청춘들을 시샘합니다.

오늘 책장을 정리하다가 막냇동생이 아흔의 노모에게 치매 걸리지 말라고 사준 두뇌 쑥쑥 색칠 성경’ 2권과 성모님의 정원’, ‘성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등의 색칠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하늘에서 아니 제 가슴 속에 계십니다. 어머니가 색칠한 책들을 보고 있자니 한없이 포근해지고, 어머니의 색감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3월 편지에는 색깔을 주제로 몇 마디 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매일 옷을 입고 출근하고, 일터에 머무는 시간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옷의 색깔은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빨깐색(레드)옷을 입을 때는 육체적으로 힘들 때가 좋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빨간색은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에너지를 주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축구 국가대표 유니폼이 빨간색이지 안나 싶습니다. 그러나 빨간색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공격적이고 도전적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주황색(오렌지)옷은 자신에게 동기를 부여하거나 자기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을 때 입으면 좋다고 합니다. 그러나 업무 공간에 주황색이 많으면 경솔하고 미성숙하게 보인다고 합니다.

노란색(옐로)옷을 입을 때는 자신감, 자존감을 높여 주고 기분을 좋게 만든다고 합니다. 특히 자신을 정신적으로 자극하고 싶을 때, 우울함을 예방하고 싶을 때 입으면 좋다고 합니다. 그러나 노란색이 지나치게 많으면 사람이 불안, 예민, 비이성적으로 된다고 합니다.

분홍색(핑크)옷을 입을 때는 자신에게 친절하게 공감하고 따뜻한 포옹을 해주고 싶은 날에 적합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분홍색이 지나치게 많으면 연약하고 불안정한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초록색(그린)옷은 삶이 바쁘고 정신없을 때가 좋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초록색은 다른 사람에게 평화와 균형을 주고, 자신의 결점을 숨겨주며 무엇보다도 착하게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초록색을 너무 많이 사용하면 지루하고 생기 없는 느낌을 주기도 한답니다.

파란색(블루)옷을 입으면 특히 어두운 파란색은 집중력을 높여 주고 세심한 작업을 할 때 좋다고 합니다. 그리고 파란색은 든든하고 믿음직하며, 과다한 행동을 줄이고자 할 때, 현명하고 용기 있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을 때 입으면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서양 미술을 보면 성모님의 그림에 유독 파란색의 많은 쓰임을 볼 수 있고, 성모님상 허리띠를 보면 대개 파란색입니다. 그러나 밝은 파란색을 지나치게 많이 쓰면 냉담하고 불친절하게 보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보라색(바이올렛)옷은 영감을 받거나 깊은 사색이 필요할 때 입으면 좋고, 우리가 믿고자 하는 것을 더욱 확고히 믿고자 할 때, 마음의 설렘을 보여주고 싶을 때 입으면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제들의 사순과 대림 시기의 제의가 보라색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러나 보라색이 지나치면 내향적이고 자신에게 관대한 사람으로 비칠 수도 있다고 합니다.

회색(그레이)옷은 다른 사람 눈에 띄지 않고 조용히 지내고 싶은 날에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회색은 자신을 보호하는 색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회색이 지나치면 결단력이나 에너지가 부족해 보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흰색(화이트)옷은 감정 소모가 많을 때 우리에게 공간을 제공하며 질서 감각을 준다고 합니다. 흰색은 예수님이 즐겨 입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높은 산에서 거룩하게 변모하셨을 때 예수님의 얼굴은 해처럼 빛났고 옷은 빛처럼 하얘 졌다고(마태 172)합니다. 그러나 흰색이 지나치면 차갑고 장벽을 주는 느낌을 준다고 합니다.

갈색(브라운)옷은 안정과 지지가 필요할 때 적합하고, 생활이 너무 정신 없을 때 특히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수사님들이 갈색 옷을 즐겨 입나 봅니다. 그러나 갈색이 지나치면 세련미가 부족해 보일 가능성이 있고, 유머감각 없음으로 보이기도 한답니다.

마지막으로 검정색(불랙)옷은 확고부동한 권위를 표현하며, 일종의 보호막 역할을 해주는 컬러로 안정감을 준다고 합니다. 검정 옷은 제가 거의 매일 입는 옷입니다. 그러나 검정 옷이 지나치게 많으면 냉정하고 무뚝뚝하고 위협적인 사람으로 비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조폭 아저씨들이 검정 양복을 즐겨 입나 봅니다.

 

춘삼월(春三月)입니다. 본인의 기분과 감정에 따라 원색의 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용기를 한 번 내 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옷이 아니라도 좋으니 어떤 색의 에너지가 필요하다면 문구, 액세서리, 머그컵 혹은 식물이나 꽃을 사용해 나에게 맞는, 나에게 필요한 색을 그때그때 찾아보면 어떨까 합니다. 그 중 색칠성경색칠꽂 도형을 강추 합니다.

 

 

20233월 깊고 푸른 밤에.

양근성지 전담 권일수 요셉 신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