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슬며시 다가온다. 마음까지 얼어붙게 만들었던 추위가 차츰 힘을 잃어가고 있다.
봄의 햇살을 타고 기쁜 소식을 날아들기를 바라며 마음을 다독인다.
어느 날 느닷없이 찾아온 괴상한 바이러스가 인간계를 마구 흔들어 놓았다. 평온했던 일상을 바꿔버렸다. 괴상한 바이러스는 점점 퍼져 생명을 빼앗고 생존을 위협하여 세계적인 팬데믹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지금이야 까마득히 그랬지, 그 때는, 이라고 하지만 도시가 지구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봉쇄되어 스산하기만 했었다. 이틈을 타고 이상한 사람들이 예언자라며 본인들이 믿는 허구의 신을 내세워 제물을 바쳐야 한다고 떠들었다. 한 해가 지나면 좀 나아질 거라는 희망은 쪼그라들었다. 그러면서 또 한 해를 맞고, 보냈다. 어이없는 바이러스의 위협이 이제는 앤데믹에 가까워지고 있다.
어이없는 날들을 보내며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생명을 가진 물체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독을 품고 있다. 위험을 감지하면 대상이 무엇이든 독을 내뿜는 게 야생, 즉 생태의 속성인 것이다. 자연의 생태는 서로 공생하며 이어진다.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려들면 생태계가 마구 뒤섞여 교란이 시작되고 인간을 불행에 빠트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간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 에너지를 구하기 위해 가려야하는 것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인간만을 위한 이기가 개입되어 어떤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에너지원으로 끌어 오지 않도록 자연과 지혜로운 타협이 필요하다. 어이없었던 날들이 준 교훈인 것이다.
사순시기가 시작되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서는 엄청난 지연재해와 사건들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그 모든 것들은 우리의 생명을 위협한다. 처참하게 희생된 영혼을 위로하고 자연재해로 인한 아픔을 나누며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일으켜 세울 기도가 절실하다.
“너”가 아닌 “나”에게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아무 죄도 없으셨던 예수님의 죽음이 우리들 때문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