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해가 흘러서 단내 성가정 성지에서 현양하는 하느님의 종 정은 바오로, 정양묵 베드로 순교자께서 순교하신 지가 156년이 되었습니다. 1867년 1월 13일이였습니다. 단내에서 잡히셔서 남한산성으로 끌려가서 순교하셨는데, 자손들이 시신을 찾아, 고향인 이곳 단내에 모신 것이 성지의 시작이 된 것이지요.
작년에는 단내 성가정 성지에서 남한산성 성지까지 끌려가신 치명의 길을 80여명의 신자분들과 함께 1박2일 일정으로 2회에 걸쳐 도보 순례를 하였습니다. 참가하신 분들 중에 다수가 단내 성가정 성지와 남한산성 성지가 두 분 순교자의 탄생지와 순교지인 것을 몰랐는데, 알게 되었다는 말씀들을 해 주셨습니다. 이제는 남한산성 성지에 가서도 단내 성가정 성지에서 현양하는 두 분 순교자의 시복 시성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말씀들도 주셨지요. 전담 신부로서 좀 더 두 분에 대해 알려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올해도 예년처럼 1월 13일에 순교 156주년 기념미사를 드렸습니다. 겨울비가 작작하게 내리는 날이였습니다.
거창하게 홍보를 하지 않은 덕분에 평소에 오시는 분들과 미사를 드려야지 했는데, 그보다 훨씬 많이 오셨습니다. 신부까지 10명이었습니다. 일당 백의 마음으로 두 분의 순교자께서 시복, 시성의 영광을 누리시기를 청하며 정성껏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미사 중에 이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정은 바오로 순교자께서 세례를 받으시게 되는 계기는 등에 종기가 생겼는데, 좀처럼 차도가 보이지 않아서 지금의 용인시 양지면에 사는 조사옥이란 의원이 집으로 왕진을 와서 치료를 하게 되는데, 거의 마무리가 되는 시기에 의원이 환자의 인품이 훌륭함을 보고, 자신이 천주교 신자임을 조심스럽게 밝히고, 신앙에로 초대한 것이었습니다.... 중략...
치료는 끝났지만, 등에 종기를 제거한 흔적이 남아있게 되었고, 이것이 순교하신 후에 남한 산성 동문에 버려진 시신을 찾는데 중요한 표시가 되었다고 합니다.... 중략...
신앙인들에게 없어지지 않는 표시가 있지요. 바로 세례 때 받게 되는 인호이지요.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는 표시로 크리스마 성유를 이마에 도유 받게 되지요. 기억하시지요!!!
이 표시가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당당한 신앙인으로 사시고 계시지요?... 언제 어디서든 성호경을 그어야 할 순간에 자신있게, 반듯하게 하시는 것이 선명한 신앙의 흔적을 계속해서 만들어가는 멋있는 모습들 중에서 하나가 될 것입니다..... 한번 멋있게 그어 보실까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미사를 마치고,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묘지에 가서 큰 인사드리고, 기도드렸습니다.
.....‘하느님의 종’ 정은 바오로와 정양묵 베드로 순교자에게도 하루빨리 시복과 시성의 영광을 허락하여 주소서. 아멘.
-묘지 뒤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사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