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습니다. 이 새로움 앞에서 우리가 걸어야 할 길만 헤아리게 되지만 너무 앞만 보지 말고 잠시 옆도 보았으면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며 동행하신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기쁨으로 먼 길도 가깝게 가게 될 것입니다. 저는 이 새로움을 맞는 모든 이들이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을 찾고 함께 하도록 기도하겠습니다. 그 하느님과 함께 참으로 행복한 날들을 보내시길 빕니다.
새해가 되면, 많은 이들이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이루고자 다짐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 중 대다수가 이루게 되는 것은 자신의 계획이 아니라 ‘작심삼일’이라는 아쉬움입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마음을 움츠러들게 하고 자기에 대한 불신만을 쌓게 됩니다. 이러한 일이 일어나는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 보면, 자신의 현실보다 또 자신에 대한 앎보다 마음만, 아니 강박적인 의무감만 앞서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분명 의무감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무엇인가를 이룰 충분한 추진력을 얻기엔 부족합니다. 의무감은 해야 할 일은 가르쳐 주지만 자신과 참된 바람에 대해서, 또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능력과 가진 것에 대해서, 그리고 청하고 구해야 할 필요한 것들에 대해서는 가르쳐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잠깐 멈추고 다음의 외침에 귀를 먼저 기울였으면 합니다. ‘제 영혼은 하느님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그냥 가득찬 것이 아니라 흘러넘칩니다.’ 이는 오메트르 신부님께서 사제 서품을 받은 후,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에 담아서 보낸 마음입니다. 오메트르 신부님께서 이를 외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하느님께서 자신을 알아주시고 받아주신 체험, 또 그 하느님께서 자신에게 해주신 일과 그 일로 알게 된 놀라운 부르심과 은총에 대한 체험 때문입니다. 이 체험으로 인해, 오메트르 신부님은 참된 새로움을 입고 모든 어려움과 괴로움, 방해와 역경을 이겨내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모두 이루어내십니다. 이는 우리를 새롭게 하고 성장시키며,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을 분명히 알게 합니다. 그것은 강박적인 의무감이나 자신에게 주어지고 요구되는 과제들이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드러나는 은총과 섭리입니다. 오직 모든 것을 아시는 하느님만이 우리를 알게 하고 자신을 제대로 사용하게 하며, 부족함을 모두 채워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믿는 이들은 자신의 부족함과 유약함으로부터 얻는 두려움과 실망 대신 충만함과 흘러넘치는 놀라움만에 대한 경험 속에서 ‘작심삼일’ 대신 자신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이루게 됩니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에게 다시 맞게 된 이 새로움 앞에서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을 알려줍니다. 그것은 나아가야 할 길, 해야 할 일에 대한 헤아림보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해주신 일에 대해 고민하고 묵상하는 것입니다. 곧 가장 먼저 ‘모든 것을 아시는 하느님께 묻고 그분께로부터 듣자.’는 것입니다. 이로써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이루어주신 일과 우리 자신과 그분께서 허락하신 은총들을 깨달으며 기뻐하고 즐거워하게 될 것입니다. 곧 오메트르 신부님처럼, 하느님의 도움으로 인해 자신의 삶에 대한 열정과 힘, 희망과 용기가 ‘그냥 가득찬 것이 아니라 흘러 넘친다’고 말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신과 하느님께서 베푸신 것들을 잘 활용하여 수십 수백 배의 결실들을 맺으며 자신을 복되고 영광스럽게 할 것입니다. 그러니 의무감보다 믿음이 앞서게 하고 자신의 계획보다 하느님의 은총과 업적이 자신 안에 가득하도록 먼저 하느님께 자신을 기울입시다. 그리하여 지나버릴 것이니 아직 멀리 있는 것들을 위해 살지 말고 우리와 함께 계신 하느님의 도움으로 살며, 영원과 참 행복을 얻도록 합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새로운 시작 앞에서, 우리와 함께 계신 하느님을 찾고 의탁하며, 그분과 동행하시길 기도합니다. 그러면서 모든 순간, 모든 곳에서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환호, 곧 내적인 풍요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기쁨과 즐거움으로 충만하길 빕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또 여러분께서 계획하신 모든 일이 그대로 이루어지시길 빕니다. 또 행복하십시오.
손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