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5일... 매달 첫 번째 월요일에 늘 그랬듯이 도보순례를 했습니다. 양근성지에서 천진암성지까지 가려고 했는데, 거리가 좀 있어서 중간 지점 즈음에 위치한 강하공소까지 가는 것으로 하고 시작했습니다. 양근성지에서 천진암 성지, 은이 성지 그리고 단내 성가정 성지 신부 3명이 모였습니다. 시작기도를 하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거리상으로 11킬로 정도라고 생각하니 부담이 되지 않았고, 대부분 평지였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약 1시간 30분가량 걷고, 편의점에서 따뜻한 음료수를 마시고, 약간의 휴식의 취하고, 그 시간 만큼 걷다보니 강하공소가 보였습니다.
첫 느낌은 공소라기 보다는 작은 본당 같았습니다. 감사하게도 공소회장님이 반갑게 맞이해 주셨습니다. 회장님과 함께 공소마당 성모상 앞에서 순례 마침 기도를 바쳤지요. 회장님께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매주일 미사를 봉헌하고 있는데, 그때 마다 약 70-80명의 신자들이 오신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신부가 상주하는 본당으로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리 말씀을 드렸습니다.
공소내에 숙박시설도 있어서 코로나 19이전에는 여러 본당에서 피정 및 모임을 숙박을 하면서도 진행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잠시 중단하고 있지만, 곧 재개 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도보순례를 하면서 전에는 보지 못했던 모습들을 보게 됩니다. 자연 풍경도 그렇고, 걸으면서 만나는 사람들도 그렇고... 몰랐던 역사의 흔적들도 지나가게 되고... 여러모로 복된 시간들이어서 행복해 하면서 걷고 있는데, 지난 달에는 강하공소에서 그 행복을 느꼈습니다.
매주 70-80명 신자들이 미사참례를 하는 공소가 있을까?... 없을 것 같습니다. 미사참례수로는 한국교회에서 제일 큰 공소가 아닐까 합니다. 이런 공소가 있구나... 새로운 사실을 듣게 되어서 감사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했습니다. 공소에서도 매 주일 미사를 그렇게 많은 신자분들이 정성껏 봉헌하고 있는데, 번듯한 본당에서 미사를 드리는 호사를 매일 누릴 수 있는데... 그것이 호사임을 모르면서 지나치고 있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닌가....
강하공소에서 출발한 양근성지로 돌아가기 위해서 버스편을 이용하려고 했는데, 공소회장님이 대중교통은 시간대를 맞추기 어렵다고 하시면서 양근성지까지 차로 데려다 주신다고 해서 걸어왔던 길을 편하게 되돌아 올 수 있었습니다. 갈비탕까지 대접해 주셔서 몸과 마음이 꽉차게 해 주셨지요. 저녁에 레지오 회합이 있다고 하시면서 다시 공소로 가시는 회장님과 양근성지에서 인사를 하면서, 다시한번 생각했습니다. 퇴촌 성당 강하공소가 아니라, 퇴촌성당에서 분가한 강하성당이 조만간 되었으면 좋겠다....
천진암성지를 도보로 순례하실 계획이 있으시면, 강하공소에서 출발하여 가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저는 1월에 그리하려고 합니다.
2023년이 시작되었습니다.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을 희망하며, 오늘... 후원 회원분들과 가정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