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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있는 먼지 털기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12-01 조회수 : 213

공부는 남만큼 했지만, 그에 비해서 성적은 남만큼 못했던 저는 그래도 책상정리는 잘 했던 학생이었습니다. 책상위에 항상 있어야 할 것은 무엇이니 여기에다 놓고, 가끔 보는 것은 이쪽 책꽂이에 갖다 놓고, 아주 가끔 보는 것은 저쪽 책꽂이에 놓아야지...

 

이런 행동을 이따금씩 했던 것 같습니다. 성적 향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마음을 다 잡는 약간의 계기는 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난 달 1120일은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이었고, 그날부터 대림 1주일 전날까지 곧 26일까지 성경의 생활화를 위하여 노력하는 성서 주간임을 미사에 참례하신 신자분들께 상기시켜 드렸습니다.

 

노력의 시작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드리면서 읽어야 겠지요... 라는 당연한 답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읽기 위해서는 성경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어디 있는지는 알지만, 꽤 오랜 시간 방치한 결과로 먼지가 쌓여 있을 수 있으니 그 먼지를 터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몇몇 신자분들이 웃으셨습니다. 웃음의 의미가 무엇일까요? 신부의 말이 수준이하이기에 곧 신자분들을 너무 무시하는 발언으로 생각하고, 비웃음을 주신 것인지, 아니면, 찔리는 것이 있어서 웃음으로 넘어 가려는 것인지... 선명하게 파악이 되지 않았습니다. 조심스레 후자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전례력으로 1127일 대림 제1주일을 지내면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였습니다. 대림시기를 시작하면서... 이러저런 다짐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책상을 정리하면서 다시 시작해 보자... 스스로에게 주문을 외웠듯이 말입니다.

 

책상을 정리하면서 항상 있어야 할 것을 저의 손이 닿는 거리에 놓았듯이 신앙인들에게는 성경이 손에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어야 할 것입니다. 신자분들의 가정에 성경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 궁금합니다.

 

위치는 알고 있지만, 그 성경을 방치해서 먼지가 소복히 쌓여 있는 것은 아닌지요?.. 신자분들을 너무 무시하는 질문이라면 죄송합니다. 그런데 혹시나 먼지가 있다면, 그것을 터는 것부터 시작하셨으면 합니다. 성서주간에 제일 먼저 할 일은 성경에 있는 먼지 털기입니다. 라고 그리스도왕 대축일 미사를 지내면서 신자분들에게 말씀 드렸을 때, 웃음이 있었고, 저는 찔리는 것이 있어서 웃음으로 넘기려는 것이 아닐까... 판단했다고 했습니다. 저의 판단이 잘못된 것이고, 먼지 묻은 성경은 우리 집에는 없다.. 하시며 저의 생각을 바로 잡아 주셨으면 합니다.

 

대림시기로 시작된 새로운 신앙의 시간에 다시 한번 신앙의 책상에 무엇이 놓여져야 할 것인지 생각하시고, 그것을 자주 사용하는 신앙인이 되기를 다짐하시기를 바라며, 그 다짐이 무너지지 않도록 기도 보태겠습니다.

 

2022년 한 해 동안 따뜻한 마음으로 기도해 주시면서 단내 성가정 성지를 후원해 주신 모든 회원분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주님의 은총이 회원분들의 가정에 함께 하시기를 늘 기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