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세상을 떠난 분들을 기억하며 기도하는 위령성월입니다. 특히 우리는 연옥에서 단련을 받고 있는 영혼들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우리가 알고 지냈던 영혼들을 위해서도 기도드리고,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가장 보잘것없는 영혼들을 위해서도 기도드립니다. 정말 아름다운 전통 중에 하나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렇다면 연옥 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신심의 역사는 언제 시작되었을까요? 간략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연옥 영혼을 위하여 기도하는 신심은 구약성경의 마카베오서에서도 나타나는 것과 같이 구약시대부터 시작되었다. 또한 수많은 성인 성녀들이 장려하셨고 사도시대 때부터 항상 지켜오는 전승들에서도 이것을 권장하고 있다. 물론 처음 얼마동안은 이 신심을 장려할 뿐, 연옥 영혼들을 돕기 위해 일년 중 특별히 지정해 놓은 달과 날짜는 없었다. 그러나 그 이후에 차차 이 신심이 교회 공동체 안에서 널리 전해져 지속적으로 지켜오게 됨으로 해서 오늘날 우리들이 지내는 것과 같이 ‘위령성월’과 ‘위령의 날’까지 정해지게 되었다.
이 신심의 전파를 위해 제일 먼저 노력하신 분은 오딜로(기념일 1월 1일) 성인이시다. 성인께서는 사제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천주의 공의(公義), 즉 선악을 공평하게 상벌하시는 천주의 뜻을 기워 갚기 위하여 연옥에서 혹형을 당하고 있는 영혼들을 구해주고자 하는 열성이 크셨다.
그래서 성인께서 속해있는 같은 수도회의 수도자들에게 기도와 연옥 영혼들을 위해 애덕 실천을 권장하며 미사성제를 거행하게 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으셨다.
연옥에 있는 영혼들을 구해주기 위한 성인의 열성은 날이 갈수록 더 커져서 끊임없이 이 신심이 이어지게 하기 위한 방법을 마련하기에 골몰하셨다.
또한 어떤 은수자에게 이루어진 발현과 같은 수도회 수사에게 일어났던 발현에 더욱 자극을 받아 해마다 11월 2일, 즉 ‘모든 성인의 날’ 다음 날을 ‘위령의 날’로 정하고 성인의 책임 아래 있는 모든 수도원에 명령을 내려 이 날을 모든 연옥 영혼들의 구원을 위하여 희생을 바치게 하셨다.
이렇게 시작된 신심이 점차 교회로부터 공적인 인정을 받게 되어 전 세계 가톨릭 교회 안에 하나의 아름다운 전례가 되었다.」(연옥 영혼을 위하여 바치는 기도, 95-96 발췌)
이번 한 달, 사랑하는 그 누군가의 영혼을 위해서... 그리고 내가 알지 못하지만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고 돌보아 주지 않는 가장 보잘것없는 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