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늘 존경과 감사를 드리는 요당리 성지 후원회 형제, 자매님과 순례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깊어가는 가을입니다. 겨울이라는 때가 되어 그에 걸맞게 불필요한 자신을 비워내는 나무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도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온 이때에 우리에게 걸맞지 않은 것들을 낙엽처럼 내려놓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자신을 계절에 알맞게 맞추는 모습이 단풍으로 멋있고 아름답게 보이는 것처럼 내려놓는 우리의 모습도 멋있고 아름다울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교구장으로 있던 시절에 신자들에게 가르쳐 주신 ‘손가락 기도’ 가 있습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1. “엄지는 당신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손가락입니다. 그러니 당신에게 가장 가까운 이들을 위해 기도하십시오. 그들은 기억하기 가장 쉬운 이들입니다. 우리에게 소중한 이들을 위한 기도는 ‘달콤한 의무’입니다.”
2. “다음 손가락은 검지입니다. 당신을 가르치고, 훈육하고, 치료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십시오. 그들은 타인들을 인도하기 위해 지지와 지혜를 필요로 합니다. 언제나 그들을 당신의 기도에 포함시키십시오.”
3. “다음 손가락은 가장 긴 손가락입니다. 이 손가락은 우리의 인도자들, 정치인들, 그리고 권위를 갖은 이들을 기억하게 합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인도를 필요로 합니다.”
4. “네 번째 손가락은 약지입니다. 놀라실지 모르지만, 약지는 가장 약한 손가락입니다. 약지는 가장 약한 이들, 병자들, 문제들로 고통 받는 이들을 기억하게 합니다. 그분들은 우리의 기도를 필요로 합니다.”
5.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음 손가락은 손가락들 중 가장 작은 소지입니다. 당신의 다섯 번째 손가락은 당신 자신을 위해 기도할 것을 기억하게 해 줍니다. 네 그룹의 다른 이들을 위한 기도가 끝난 후, 당신은 자기 자신이 필요한 것 –그러나 올바른 견지에서- 에 대해 기도할 수 있게 되고, 더 나은 방식으로 당신 자신의 필요를 위해 기도할 수 있게 됩니다.”
이번 달에는 <포도청 등록>에서 심문을 받던 다른 신자들이 장주기 요셉 성인에 대하여 진술한 내용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1866년 11월 7일(양 12월 13일)에 김백심 암브로시오와 김낙선 토마스라는 신자의 심문 기록입니다.
죄인 김백심, 나이 73세, 세례명(邪號) 암브로시오(암보로쇠)
김백심. 저는 본래 강원도 평창 태생으로 유업(儒業)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연전(年前)에 충주 서촌 맹동면에 이사해서 살고 있습니다. 15년 전(1851년)에 제천 배론의 장낙서(張樂西, 장주기)에게 (교리를) 배웠고 순흥에 사는 이름을 모르는 문가(文哥)에게서 세례를 받았으며 3년 전(1863년) 박(朴, 프티니콜라)신부에게서 견진성사를 받고 세례명을 지었습니다. … (하략) …
김낙선, 나이 41세, 세례명(邪號) 토마스(道馬)
김낙선. 저는 (경상도) 영천 태생으로 5년 전(1861년) 제천 배론 사는 이름을 모르는 장가(張哥, 장주기 요셉이거나 그 일가라고 추정)에게서 (교리를) 배우고, 3년 전(1863년) 박(朴, 프티니콜라) 신부에게서 세례를 받고 세례명을 지었습니다. … (하략) …
위 심문기록을 통해 장주기 요셉이 김백심에게 교리를 가르치고, 김낙선에게도 교리를 가르쳤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전에 장주기 요셉 성인은 프랑스 파리외방전교회 모방 신부님으로부터 회장으로 임명받았습니다. 회장은 신부가 부족했던 박해시절 신자들을 지도하고 신앙의 모범을 보이는 중요한 직책이었습니다. 제천에 정착해서 주변 신자들을 지도하고 돌보았다고 하는데, 위 심문기록을 통해 과연 신자들에게 교리를 가르치는 회장의 역할을 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남을 가르친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닙니다. 남을 가르치고 인도하는 사람은 교황님의 손가락 기도에서도 검지와 가장 긴 손가락 기도에 각각 두 번이나 나오는 것처럼 중요한 일을 수행하는 사람들입니다. 장주기 요셉 성인이 다른 천주교인에게 천주교 교리를 가르쳤다는 사실에서 교리를 잘 알고 자신 있으셨으리라 느껴집니다. 수많은 순교자들도 하느님을 올바로 알고 이해하는 교리적 지식을 갖추고 계셨을 것입니다. 이는 순교를 뒷받침했던 하나의 힘이었을 것입니다. 우리도 틈틈이 교리를 익혀 자신 있게 남을 가르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었으면 좋겠습니다.
강버들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