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내 성가정 성지에서 현양하는 하느님의 종 정은 바오로와 정양묵 베드로 순교자께서 잡혀가신 곳은 남한산성이었습니다. 병자호란때 청나라군에 맞서 싸우다가 굴욕적인 패배가 있었던 역사의 현장이기도 한 곳이지요.
1866년에 끌려가시어 양력으로 1867년 1월 13일에 순교하셨습니다. 백지사라는 하얀 종이로 얼굴을 가리고, 그 위에 물을 뿌려서... 결국은 숨을 못 쉬게 하여 목숨을
빼앗아 버리는 형벌로 순교하셨습니다. 남한산성 성지에 가시어 야외십자가의 길을 하시면, 보실 수 있는 동상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백지사로 순교하는 장면을 형상화 한 것입니다. 정은 바오로와 정양묵 베드로 순교자께서 그렇게 순교하신 것이지요.
두 분의 고향인 단내 성가정 성지에서 잡혀가시어 순교하신 남한산성 성지 까지는 대략 60킬로 떨어져 있습니다. 지금의 도척성당, 광주성당이 있는 길을 통해서 끌려 가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두 분의 치명길이 되는 것이지요.
위의 사진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실텐데, 지난 달 10월22-23일. 1박 2일 일정으로 그 치명길을 도보로 순례하였습니다. 23명이 함께 하였습니다. 일정상 60킬로를 전부 도보로 순례할 수 없었고, 체험수준의 거리를 도보로 순례하였습니다. 처음으로 여러명이 함께 한 일정이였기에 미흡한 점이 많았지만, 안전하게 마칠 수 있어서 하느님께 감사드리면서 일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순교자 정은 바오로의 5대손 되시는 교구의 원로 사제이신 정운택 안드레아 신부님도 순례에 함께 하셨습니다. 순례기간내내 그분의 손에는 묵주가 있었습니다. 이런 말씀도 주셨습니다. 제대로 후손으로서 못한 것 같아 죄송한 죄인의 마음이라고.....
순례단 모두는 신부님의 기도에 보태는 마음으로 묵주를 손에 들고, 기도를 바쳤습니다. 두 분의 순교자께서 시복과 시성의 영광을 받아, 좀더 많은 이들이 그분들의 모범을 바라보고, 따라가는 신앙인이 되기를 바라면서 바쳤습니다.
1차 일정은 여러모로 미흡한 점이 있었지만, 그것을 반면교사삼아 11월에 있을 2차 일정을 준비할 것입니다.
11월 위령성월에 연옥연령들을 위해 기도하시면서 그분들과 만나는 은총의 시간을 많이 가지시고, 더불어 성지에서 진행하는 도보순례에도 함께하시어 신앙의 선조인 순교자의 신앙과 만나는 은총도 체험하시기를 바라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