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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내성지 신부님 글

기도하여라, 기도하여라, ( )기도하여라....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10-01 조회수 : 260

기도하여라, 기도하여라, ( )기도하여라....



괄호 안에 들어갈 수 있는 표현은 다양할 것입니다. 열심히, 매일매일, 정성드려, 간절하게....

 

성모님께서 나에게 발현하시어 묵주기도를 하여라, 묵주기도를 하여라... 하신다면, 어떻게 묵주기도를 하기를 원하실 까요?

 

운전을 하면서 묵주기도를 바치기를 원하실 까요? 길을 걸으면서 묵주기도를 하기를 원하실 까요? 잠자리에 누워서 잠을 청하면서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드리는 묵주기도를 원하실 까요? 조용히 성당에 앉아서 바치는 묵주기도를 원하실 까요? 성당마당에 있는 성모상 앞에서 바치는 묵주기도를 원하실 까요?... 다 원하실 것 같습니다. 다 좋다고 하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말씀을 하실 것 같습니다. 선명하게 바쳤으면 좋겠다.하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 )안에 선명하게 라는 표현이 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선명하게 기도하여라... 선명한 기도는 기억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기도를 한 나 자신이 기억할 수 있는 기도를 해야 합니다. 아침에 나는 어떤 기도를, 어떻게 했고, 얼마간 했고, 어떤 지향을 두고 했는지를 최소한 그 날만이라도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기도가 선명한 기도의 모습이 될 것입니다.

 

점심을 먹으면서 아침에 한 기도를 기억할 수 있고, 저녁때 즈음에 점심 식사를 하면서 잠깐 어떤 기도를 했고, 식사할 때, 식당에서 성호경을 정성껏 했는지, 적당히 했는지, 그저 그렇게 넘어갔는지 확실하게 기억되는 기도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적당히 한 기도는 다음날 조금은 덜 적당한 기도로 변화될 수 있는 힘을 발휘하게 될 가능성이 많아집니다.

 

기도할 시간이 없다. 주일 미사 드리는 것도 나에게 벅차다. 하시지 마십시오. 기도해야 합니다. 그것도 선명한 기도를 해야 합니다. 매일 매일 그래야 합니다.

 

내가 하는 선명한 기도는 나에게만이 아니라, 타인에게 그 선명함이 전달되는 힘이 있습니다. 나에게도 기억되지 않는 흐릿한 기도가 어떻게 타인에게, 세상에게 전해지는 힘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내가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 전에 늘 하던대로 정성껏, 알맞은 속도로 성호경을 긋고 시작한 식사전 기도는 누군가에게는 옛날에 나도 저렇게 했었는데....라는 기억을 소환하는 힘이 있습니다.

 

후원회원분들께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기도를 열심히 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그 열심한 기도가 최소한 그날 하루 동안만이라도 선명하게 기억되었으면 합니다. 오늘 아침에 어떤 기도를 했는지, 어떻게 했는지, 무슨 지향이었는지 또렷하게 기억하면서 그날 하루를 마치는 기도를 하시는 선명한 신앙인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이용규 요한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