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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근성지 신부님 글

양근성지에서 온 편지 9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9-01 조회수 : 221

+ 새롭게 생각하게 하소서.

9월 순교자 성월입니다. 양근성지 후원 가족 모두에게 9월 인사 올립니다. 지난 8월 무더위와 집중 호우로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9월 한 달을 보내며 가을의 여유로움을 배웠으면 합니다.

한국의 순교자들, 특히 초기 양근의 순교자들은 새로운 사상과 새로운 문물을 받아 들이는데 전혀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다시 말해 양근의 순교자들은 다르게 보고, 다르게 생각했던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사건 사고, 사람에 대해서 다르게 생각할 때 우리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심리학에 인지행동치료라는 것이 있습니다. 인지행동치료는 우리의 사고는 우리의 감정과 행동을 통제하는 영향을 미친다.’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는 우리의 사고패턴과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핵심개념을 기초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은 인지행동 치료가 소개되기 2000년 전, 이미 스토아 학파의 에픽테투스, 세네카등에 의해 제기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그리스 스토아 학파의 에픽티투스는 편람에서 사람은 일어나는 일들에 의해 불안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 일들에 대한 생각에 의해 불안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도교나 불교와 같은 동양 철학에서도 인식이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주요한 힘이라고 여겼습니다. 티벳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는 그의 저서에서 만약 우리의 사고와 감정의 방향을 바꿔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고통을 좀 더 쉽게 극복하는 것을 배울 뿐 아니라 상당 부분 고통이 시작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건강한 방식으로 사고 함으로써 고통을 줄이고 행복을 증진 시킬 수 있다는 관점은 여러 세대와 문화에 걸쳐 발견되는 공통된 주제입니다. 고대 페르시아의 철학자 조르아스터의 가르침은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행동하고, 바르게 말하는 이 세 가지 축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벤야민 프랭클린은 건설적인 태도가 행동에 유익한 영향을 미친다고 믿었고, 칸트, 하이데게, 야스퍼스, 프랭클을 포함한 19세기와 20세기의 유럽의 철학자들은 의식적인 인지 과정이 인간 실존에 기본적인 역할을 한다는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발달시켰습니다. 예를 들어, 프랭클은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 절망과 환멸에 대한 해독제임을 주장하였습니다.

우리 인간은 하루의 생각을 5만에서 7만 정도 한다고 합니다. 그중 70%는 과거를 떠올리고, 30%는 미래를 떠올린다고 합니다. 문제는 과거의 생각은 대개 걱정이 따르고, 미래의 생각은 불안이 따른다고 합니다. 현재는 두려움과 공포가 함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생각이란 무엇일까요? 생각이란 우리가 경험한 것이고, 경험한 것이 기억이 되고, 그 기억이 생각이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생각은 하는 것이 아니라 오고 간다고 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칼,융의 집단 무의식, 혹은 원형이론으로 우리의 사고는 인류 전체, 인류 집단의 공통된 사고 또한 가지게 됨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믿고 따르는 예수님은 다르게 생각하기의 귀재이셨습니다. 밀과 가라지의 비유에서 추수 때까지 가라지를 뽑지 말라는 말씀은 기가 막힌 것입니다. 밀은 흔히 장점에 비유되고 가라지는 단점에 비유됩니다. 우리는 대개 우리의 가라지 즉, 단점을 없애려고만 하다 우리의 장점인 밀을 살리지 못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의 생각이 바뀔 때 우리의 삶에 큰 기적이 일어날 것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물 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께 주님이시면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 말씀하십시오.”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하라말씀하십니다. 이에 베드로 사도는 물 위를 걷습니다. 물론 중간에 믿음이 약하여 물에 빠지기는 합니다만 중요한 건 베드로 사도가 예수님의 제자로서 나도 물 위를 걸을 수 있을 거야 하고 생각을 바꾼 것입니다.

저는 먼저 하느님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느님은 심판하고 판단하는 분이 아니라 그저 지켜보고 바라보시며 그 누구도 심판하고, 판단하고, 단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죄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바뀌었으면 합니다. 죄란 잘못과 실수로 나를 돌아보고 성찰하며 우리를 성장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지나친 죄책감과 수치심을 갖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울러 죄는 내가 용서하지 않으면 하느님도 신부님도 용서할 수 없음을 알았으면 합니다.

셋째로 하느님 나라는 죽고 나서 예수님과 성모님, 그리고 성인 성녀님들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걸림과 혼돈이 없는 아주 평화로운 릴렉스 한 상태입니다. 이는 구원과 영원한 생명도 조건이 아닌 릴렉스한 상태인 것입니다.

넷째로 사랑의 으뜸은 자기 사랑입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지 못하면 하느님도 타인도 사랑할 수 없음을 알았으면 합니다.

그러므로 생각이 바뀌면 기분도 바뀌고, 몸도 바뀐다는 사실을 예수님과 베드로 그리고 순교자들을 통해 배웠으면 합니다.

 

20229월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움을 찾으세요.

양근성지 전담 권일수 요셉 신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