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은 인간에게 지켜야 할 계명을 내리셨다. 그 중에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라”고 하셨다. 참 어려운 주문이다. 어떻게 다른 사람을 나처럼 여길 수 있는지 거의 신비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더 귀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오래 전에 소설을 쓰는 모임에서 알게 된 사람이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을 하고 친척집에 맡겨져 성장을 했다. 언니나 오빠가 있지만 서울에서 학교를 다녀 자주 만날 수 없어 그 외로움은 컷을 것이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왔지만 형제들은 이미 각자의 가정을 가져 멀리서 지켜봐야했다. 우여곡절 끝에 이 사람도 결혼도하고 아이들도 생겼다. 문학소녀의 꿈을 이루려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어쩌다 만나면 내게 뭔가를 선물했다. 어렵게 돈을 벌어 준비한 것들이라 부담스러워 그러지 말라고 했지만 드리고 싶다는 것이다. 자신은 초라하게 차리고 다니지만 만나는 사람에게 나누어 주는 선물은 대부분 고가의 물건들이었다. 누군가와 관계를 이어가려면, 사랑을 받으려면 꼭 선물이 필요하고 생각하는 것 같아 짠했다.
그런가하면 자신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자신은 좋은 것을, 다른 사람은 하찮게 여겨 함부로 대한다. 자존감이 한없이 높아 자신 이외엔 보이지 않아서일 것이다.
자신에게 보내는 달콤한 찬사만 찾아다는 사람도 있다. 그냥 예의로 보내는 영혼이 결여된 찬사임에도 꽤 만족스러운 모양이다. 또 찬사를 보낼 정도의 사람이라면 분명히 자신보다 뒤쳐진다고 착각한다. 자신을 아끼는 것처럼 다른 사람도 존중하면 가장 바람직한 관계가 성립된다.
자신이 하는 이야기는 어떤 내용이든 다 옳아 다른 사람에게 스며들기를 바라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엔 날카로운 잣대를 들이대면서 시시비비를 가려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도 있다.
적어도 하느님을 아는 사람이라면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을 하여야 되지 않을까. 자신의 우월을 드러내기 위해 다른 사람을 짓밟고 올라선다면 하느님의 자녀다운 모습은 아닐 것이다.
하루가 지나고 새로운 날을 맞는 이 시간, 나를 성찰하는 시간이다. 어제의 나는 이웃을 어떻게 대했는지, 나 자신만을 빛나려고 다른 사람을 어둠 속으로 밀어내지는 않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