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님께 바치는 시
마리아!
해마다 맞는 오월은 당신의 오심으로
언제나 새롭고 더욱 눈 부신 빛으로
바람에 쏟아지는 아카시아 향기
우리네 축복받은 목숨이
신록의 환희로 눈뜨이는 때입니다.
사랑한다 하면서도 아직
다는 사랑하지 못한 마음
바친다고 하면서도 아직 바치지 못한
우리의 마음들을 드리고자 합니다.
시끄럽고 복잡한 시장터 같은 일상사에
잃었던 자신들을 찾기 위하여
조용히 사무치는 말씀의 목소리를 듣기 위하여
우리가 좀 더 고독할 줄 알게 해 주십시오.
이 세상 누구도 고칠 수 없는
영혼의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
슬픔을 이겨낸 뒤 더욱 아름답고 지고하던
당신의 그 모습을 기리고자 합니다.
바람에 서걱이는 작은 풀잎들처럼
정답게 모여와 당신을 부릅니다.
이 밤을 펄럭이는 주홍의 촛불처럼
우리가 사랑 속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당신의 상처로 나음 받은 우리가
당신께 드릴 말씀은 사랑한다는 것.
우리는 오늘 밤 모든 죄를 씻고
실컷 울어도 좋을 어머니의 분신들
새로이 태어난 별들이고 싶습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사계절의 기도’ 중에서...
성모님과 함께 걷는 아름다운 시간 그리고 아름다운 나날들이 되시길 기도드립니다.